정유사 손실 보전, 시장가 대신 '원가'로…최고가격제는 당분간 유지

입력 2026-06-18 17:34
수정 2026-06-19 01:25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유업체가 본 손실을 보전할 때 업계가 주장한 시장가격 대신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 규모를 산출하기로 결정했다.

산업통상부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석유판매가격 최고액 지정에 따른 손실보전을 위한 재정지원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시안에 따르면 정부는 정유사별로 제출받은 제품 생산 원가에 적정 마진을 더해 손실 보전액을 산출하기로 했다. 생산 원가는 원유 도입 비용, 감가상각비, 인건비 등으로 구성된다. 각 정유사가 회계법인 심사를 거친 원가안을 제출하면 ‘최고액정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산업부 장관이 액수를 결정한다.

정산위는 산업부 관계자와 회계·법률·석유시장 전문가 등 20명 이내로 구성한다. 1차 정산 대상 기간은 최고가격제를 처음 도입한 지난 3월 13일부터 6월 말까지다.

그동안 정유업계는 국제 석유제품가격(MOPS)을 기준으로 손실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회사가 포기한 ‘기대이익’을 보전해달라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정유업계는 손실 규모를 3조~4조원대로 추산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비상 상황에서 국민 세금으로 정유사의 평시 수준 이윤까지 보전할 순 없다”며 “(정산) 금액은 업계가 바라는 규모보다 적을 것”이라고 했다.

정유업계는 반발했다. 적극적인 투자로 비용을 절감한 정유사일수록 원가가 낮아져 정산 금액도 그만큼 적어지기 때문이다. 원유는 정제할 때 휘발유, 경유 등 여러 제품을 생산하는 ‘연산품’이어서 개별 원가를 정확하게 산출하기 어렵다는 점도 과제로 지적된다.

적정 마진이 얼마인지를 놓고 위원회와 업계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크다. 정부가 공정성을 확보한다며 정산위원 명단과 회의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한 것도 정유업계는 불만스러워한다.

한편 정부는 6차 최고가격(L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호르무즈해협 선박 통항이 재개되고 원유 공급이 원활해지는지 좀 더 지켜보기 위해서다. 양 실장은 “주말까지 호르무즈해협에 배가 재진입할 수 있는지 상황을 파악하고, 국내 유가 영향과 민생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고가격제 종료 여부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송준영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