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록스 완주 후 -100도 체임버로…이젠 오운완 넘어 오회완

입력 2026-06-18 17:12
수정 2026-06-19 17:07
지난 17일 찾은 서울 강남의 ‘웰니스하우스 서울’. 입구에 들어서자 거대한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돔 형태의 공간이 시야를 압도했다. 방문객은 이곳에서 얼굴을 3차원(3D) 스캔해 피부 상태를 점검받고, 그날의 컨디션에 맞춰 처방된 건강 스무디를 즐기고 있었다. 지하로 발걸음을 옮기니 한층 높은 차원의 하이엔드 장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밀한 체성분 분석이 가능한 전신 스캐너부터 영하 100도의 냉각 체임버까지, 일반 병원과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라인업이다. 개인의 심신 상태를 철저히 수치화해 분석하고, ‘관리’와 ‘회복’을 짧은 동선 안에서 온전히 구현하는 종합 기술에 가까웠다.

뷰티·의료·회복을 한 공간에서올해 문을 연 웰니스하우스 서울은 뷰티와 의료·식음료, 회복 서비스를 한 공간에 정교하게 엮어낸 웰니스 플랫폼이다. 면적만 2660㎡(약 800평)에 달한다. 의사의 문진과 함께 3D 초음파 기반의 체형 분석, 뇌파 검사 등을 바탕으로 개인의 신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바이오 해킹’ 시스템을 뼈대로 삼는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생활 습관과 수면 패턴, 회복 상태를 종합 분석한 뒤 최적의 건강 루틴을 제안한다. 웰니스하우스 서울의 윔 클리닉·센터를 총괄하는 AAC(안티에이징클럽) 헬스케어 부문 김윤석 이사(COO)는 “과거에는 빠르게 살을 빼고 외형을 가꾸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엔 각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몸을 최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둔다”며 “신체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 수준에서 건강 수명을 극대화하는 ‘롱제비티(longevity)’가 궁극적 목표”라고 소개했다. 심리적 문제나 스트레스가 감지되면 정신과 진료를 병행하고, 다이어트로 인해 피부가 상했다면 맞춤형 시술을 처방하는 식이다.

해외 전문 병원과 국가대표 선수촌에서나 제한적으로 접할 수 있던 첨단 리커버리(회복) 장비도 눈길을 끈다. 대표 주자는 ‘크라이오테라피’다. 영하 100도에 가까운 초저온 환경에 2~3분간 몸을 급격히 노출하는 장비로, 해외 스포츠 선수와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이 애용하며 유명해졌다. 혈관의 수축과 확장이 단시간에 반복되는 과정에서 신체가 내부 열을 끌어올려 빠른 회복을 유도하는 원리다. 높은 압력 환경에서 산소를 흡수시켜 체내 산소 전달 효율을 극대화하는 고압 산소 체임버 역시 바이오해커들에게 인기가 높다. 여기에 적외선을 투사하는 인프라레드 사우나, 공기압으로 전신 부종을 관리하는 에어프레셔 등의 기계가 유기적으로 결합된다.

글로벌 웰니스 시장에서도 ‘리커버리’는 핵심 키워드다. 운동 후 뭉친 근육을 푸는 일차원적 수준을 넘어 집중력과 수면의 질, 나아가 감정 상태까지 전방위로 관리하는 개념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박세인 웰니스 컨설턴트는 “수년 전 ‘몸짱’ 열풍이 불 때는 고강도 운동에 집착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이 많았다”며 “운동 이후 얼마나 몸을 효율적으로 회복시키느냐가 요즘 웰니스의 핵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교와 네트워킹 플랫폼이 된 웰니스 센터
고급 웰니스 센터는 최근 자산가의 새로운 사교 플랫폼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러닝이나 고강도 운동을 크루처럼 함께 즐기고, 사우나와 콜드 플런지(냉수욕) 공간을 오가며 비즈니스 대화를 나눈다.

최근 찾은 서울 압구정의 웰니스 센터 ‘더 디코드’에서도 참가자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서로의 운동 기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경쟁하듯 운동을 즐겼다. 대다수 시설이 사우나를 보이지 않는 곳에 분리한 것과 달리 운동 공간 뒷벽의 거대한 통창 너머로 건식 사우나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에는 콜드 플런지용 욕조와 함께 ‘토토노이’(사우나와 냉탕을 오갈 때 찾아오는 맑고 황홀한 심신 상태)를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배치했다.

권창복 더 디코드 대표는 “유명 스타트업 대표와 셀러브리티, 전문직 종사자를 중심으로 반응이 뜨겁다”며 “미국의 하이엔드 피트니스 ‘에퀴녹스(Equinox)’나 글로벌 멤버십 클럽인 ‘소호 하우스’처럼 건강한 네트워킹을 쌓는 커뮤니티형 웰니스 클럽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정소람/권용훈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