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번호 용지에 도장 누락…투표록에 담긴 선거관리 난맥상

입력 2026-06-18 11:52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당시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벌어진 혼란이 투표록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용지 소진과 일련번호 없는 투표용지 교부, 수기 기재 오류, 투표관리관 도장 누락 등이 기록됐다.

18일 국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소속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 투표록에는 당시 상황이 시간대별로 적혔다.

이 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 상황이 가장 먼저 알려진 핵심 지점이다. 투표록에는 6월3일 오후 3시52분 “투표용지가 소진된 후 지침을 달라 요청했으나 답변받지 못했고 전화 다시 준다고 했으나 연락이 없음”이라고 기록됐다.

오후 5시59분에는 “일련번호 없는 투표용지 50매 배달함. ×2 (∴100매 수령)“이라는 내용이 남았다. 이어 오후 6시17분에는 “수기 기재 용지 오류 다수 발견. 투표관리관 도장 누락돼 교부된 사실 몇분간 지속된 이후 알아차림”이라고 적혔다.

주 의원은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압수수색 대상인 서울 광진·강남·동작·송파·서초구 투표소 439곳의 투표록을 확보했다. 송파구에서는 올림픽공원 봉쇄 시위로 확보가 어려운 투표록을 제외하고 52곳의 투표록이 제출됐다.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는 오후 2시53분 투표용지가 238매만 남자 추가 교부를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고, 오후 4시35분 투표용지가 전량 소진돼 투표가 중단된 것으로 기록됐다.

잠실7동 제2투표소도 오후 3시30분 투표용지가 220매만 남은 사실을 확인한 뒤 추가 용지 200매를 요청했다. 이후 오후 4시46분께 투표를 일시 중단하고 대기 중인 유권자들에게 대기표를 발급한 것으로 적혔다.

투표소별 기록 수준도 제각각이었다. 잠실4동 제6투표소에는 “선관위에서 100매 추가로 갖다줌”, “일부 용지 부족. 일련번호 없음”이라는 기록만 남았고 후속 설명은 없었다.

가락2동 제3투표소 투표록에는 “제2투표소에서 400매 빌림”, “수기작업 너무 오래 걸려”, “50매도 순식간에 사라졌고”, “일련번호 이어지지 않고 모두 제각각” 등의 문구가 정리되지 않은 채 적혔다.

송파구 외 지역에서도 혼선은 확인됐다.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에는 선관위에서 추가로 400매를 받았으나 일련번호가 없었다는 내용이 남았다. 광진구 구의3동 제6투표소에는 “투표용지 부족해 대기해야 한다고 (유권자에) 안내하니 시간 없다며 포기하고 감”, “민원 제기됨”이라고 적혔다.

주 의원은 “투표록에 무번호 투표용지, 도장 누락, 수기 오류 등 현장 혼란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국민 참정권이 침해된 만큼 선관위의 부실 관리 책임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