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18일 09:1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공무원연금공단이 조성하는 5000억원 규모의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운용권을 따냈다. 대형 기관 자금을 미리 확보해 오피스와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코람코의 부동산 매입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 17일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로 코람코자산신탁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공단은 지난 4월 운용사 선정 공고를 낸 뒤 정량평가와 현장실사, 구술심사 등을 거쳐 최종 운용사 한 곳을 뽑았다.
공무원연금은 이번 펀드에 최대 2500억원을 약정한다. 코람코가 다른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추가로 유치해 전체 펀드 규모를 5000억원 안팎으로 키우는 구조다. 투자 기회가 생길 때마다 약정한 자금을 납입하는 캐피털콜 방식이 적용된다.
운용 전략은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확보하면서 자산 개선을 통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코어플러스가 중심이다. 대규모 공실 해소나 용도 변경 등으로 자산가치를 높이는 밸류애드 투자는 전체 펀드의 35% 이내로 제한된다. 투자 대상은 오피스와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이다.
공단은 자금이 특정 투자처에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한 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지분은 펀드 규모의 40% 미만이며, 오피스 등 동일한 자산 유형에 대한 투자 비중도 70% 미만으로 제한된다. 투자 기간은 펀드 설정 이후 2년 이내, 전체 운용 기간은 10년 이내다.
이번 출자사업은 공무원연금이 개별 자산을 건별로 심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운용사에 일정 범위의 투자 재량을 부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거래가 성사되기 전 투자 자금을 확보하는 블라인드펀드는 매물이 나왔을 때 신속하게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 코어플러스 중심의 운용 전략과 자산별 투자 한도를 함께 설정해 집행 속도와 위험 관리의 균형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코람코로서는 최근 축적한 블라인드펀드 운용·회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관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코람코는 최근 운용·관리 자산을 약 56조원까지 확대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부동산 유동화 리츠 설립과 역삼동 센터필드 자산관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의도 하나증권빌딩 매각 등에서도 성과를 냈다. 리츠와 부동산펀드, 신탁을 함께 운용하는 사업 구조를 앞세워 투자와 개발, 회수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코람코가 5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하면서 향후 대형 오피스와 우량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인수전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