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이 17일 서울 오피스를 열고 한국 기업용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픈AI에 이어 앤스로픽도 한국에 거점을 마련하면서 국내 시장을 두고 글로벌 빅테크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AI 회사도 한국 상륙을 준비 중이어서 한국이 글로벌 AI 기업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韓 기업 AI 시장 공략크리스 차우리 앤스로픽 인터내셔널 총괄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은 앤스로픽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서울 오피스 개소와 함께 한국 사업을 공식 시작한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기업 고객 전담 조직을 꾸리고 있다. 기술 엔지니어와 영업 인력은 물론 AI 정책과 운영을 담당하는 인력도 한국에 배치한다. 차우리 총괄은 “기업 고객을 지원하려면 기술 엔지니어부터 정책·운영 담당 조직까지 필요하다”며 “클로드의 한국어 성능을 어떤 방식으로 향상시킬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로에 있는 서울 오피스는 도쿄, 벵갈루루에 이은 아태 지역 세 번째 사무소다. 최기영 앤스로픽 한국법인 대표는 “서울 오피스 개소는 한국의 AI 리더십을 이끄는 이들과 장기적으로 협력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최 대표는 네이버와 넥슨, LG CNS, 한화솔루션 등 국내 기업과의 협력 사례를 집중 소개했다. 네이버는 수천 명의 개발자가 클로드 코드를 활용해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있고, 넥슨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게임 서비스의 코드 작성·검토·배포에 클로드를 적용 중이다. LG CNS도 수천 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클로드를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에 활용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KAIST, 고려대, 연세대, 포스텍 등이 참여하는 국가AI연구거점(NAIRL) 연구자에게 무료 클로드 계정을 제공하고, 아동 전문 비영리단체(NGO)인 굿네이버스에도 클로드 계정을 주기로 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 계획도 밝혔다. ◇한국에 집결하는 글로벌 AI앤스로픽에 앞서 오픈AI는 지난해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가장 먼저 국내 기업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의 SI 회사들을 통해 국내 기업에 챗GPT를 공급하고 있다. 캐나다 AI 기업 코히어도 지난해 서울에 아태 허브를 마련했으며, 구글 딥마인드 역시 올해 서울 오피스 내 AI 캠퍼스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의 미니맥스와 즈푸AI도 한국 진출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AI 기업이 잇달아 한국에 거점을 마련하는 배경에는 탄탄한 기업용 AI 시장이 있다. 중국을 제외하고 반도체 자동차 철강 화학 배터리 가전 스마트폰 방산 조선 전력기기 해운 등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글로벌 제조 기업이 포진해 있다.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많은 한국은 기업용 AI를 테스트하고 매출을 확대하기에 최적의 시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우리 총괄도 “한국의 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앤스로픽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