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주춤'하는 사이에…애플·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 '쑥'

입력 2026-06-17 15:29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9주 연속 역성장했다. 소비자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메모리 등 핵심 부품 수급 안정성 여부에 따라 브랜드별 성적표가 엇갈렸다. 애플과 화웨이는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일부 중국 업체들은 부품 공급 불안, 원가 상승 압박에 발목이 잡혔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0주차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다. 9주 연속 전년 대비 판매량이 줄어든 셈이다.

애플은 같은 기간 판매량이 10% 늘었다. 화웨이는 해외 시장 부진에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시장이 역성장한 상황에서도 애플·화웨이만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한 것.

삼성전자는 1% 감소해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샤오미·오포·비보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들 업체는 각각 17%, 10%, 19%씩 판매량이 줄었다.

카운터포인트는 이들 업체가 부품 공급 불안정, 원가 상승 압력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정책과 프로모션을 유연하게 운영하기 어려워져 판매가 부진했단 설명이다.

시장 전체로 보면 중국·인도에서 일부 프로모션이 진행됐는데도 수요 회복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소비자들 구매 심리가 살아나지 않아서다. 여기에 공급망 안정성, 가격 전략 실행력 차이가 브랜드 간 격차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공급망 안정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메모리 등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브랜드는 일관된 가격 정책과 프로모션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는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이나 출시 일정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은 "메모리 등 핵심 부품의 안정적인 수급과 높은 공급망 가시성을 확보한 브랜드들은 보다 일관된 가격 정책과 프로모션 전략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애플은 이러한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특히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과 현지화된 공급망 구조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디렉터는 "스마트폰 업체들은 공급망 불확실성과 거시경제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하며 신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메모리 가격이 2026년 남은 기간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도 이에 맞춰 사업 전략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폰 업체들은 가격 인상과 제품 출시 일정 조정에 나서는 한편, 일부 사양을 조정하는 등 비용 최적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채널 운영 효율화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