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만 부유해진다"…'예금 금리 400배 폭등'에 청년들 비명 [도쿄나우]

입력 2026-06-17 11:40
수정 2026-06-17 13:26


"노인들은 더 부유해지고, 젊은이들은 더 가난해지고."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31년만에 연 1% 수준으로 인상하면서 장기간 초저금리에 익숙했던 일본 경제에 적지 않은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에선 고령층과 젊은 층,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명암이 엇갈리면서 금리 정상화의 부담이 경제 주체별로 차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이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인 단기금리 유도 목표를 기존 0.75% 수준에서 1% 수준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한 직후, 미쓰비시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 일본 3대 메가뱅크는 오는 8월 3일부터 보통예금 금리를 기존 연 0.3%에서 0.4%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미쓰비시UFJ은행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1992년 8월 이후 34년 만의 최고 수준이며, 미즈호은행은 2002년 출범 이후 역대 최고 금리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2024년 3월 당시 보통예금 금리가 0.001%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2년여 만에 400배로 상승한 셈이다.

요미우리신문은 가계에는 득과 실이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예금 이자 수입은 늘어나지만 주택담보대출과 교육대출, 자동차 대출 등 각종 차입금의 이자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오는 10월부터 인상된 금리가 반영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 '모게체크'를 운영하는 MFS에 따르면 대출금 5000만엔, 상환기간 35년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에서 1.25%로 상승할 경우 월 상환액은 약 5900엔 증가한다. 일본 전체 주택담보대출 이용자의 약 80%가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있어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즈호연구소 "가계당 2만엔 순이익"
다만 전체적으로는 가계가 금리 인상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예금 이자 증가분과 대출 이자 부담 증가분을 모두 반영할 경우 일본 가계 전체가 연간 약 1조엔의 순이익을 얻을 것으로 추산했다. 가구당 평균으로는 연간 약 2만엔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같은 혜택이 모든 계층에 고르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한 고령층은 예금 이자 수입 증가 효과가 크지만,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많은 젊은 세대는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요미우리는 "금리 정상화가 세대 간 자산 격차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에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상승으로 차입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이번 금리 인상으로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일본 기업 전체의 경상이익이 약 1%(1조1000억엔)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부채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금 1000만엔 미만 기업의 경우 경상이익 감소 폭이 6~7%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복잡한 이슈부터 최신 트렌드까지. 지금 구독하시면, 매일 아침 <도쿄나우>가 일본의 오늘을 가장 빠르게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