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하면 팔자 고친다"… 공정위, 담합 신고 포상금 상한 없애

입력 2026-06-17 14:52
수정 2026-06-17 14:58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를 신고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포상금의 상한을 없앤다. 최대 30억원이었던 기존 지급 한도는 사라지고, 과징금의 최대 10%까지 포상금으로 지급이 가능해진다. 신고 포상금을 대폭 확대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등 위반 행위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다고 17일 밝혔다. 개정 고시는 18일부터 시행된다. 신고 포상금을 확대한다는 게 주요 개정 내용이다.

우선 기존에 최대 30억원이었던 포상금 지급 한도가 사라진다. 과징금 구간별로 다르게 설정됐던 포상금 지급 요율은 10%로 고정했다.

최근 과징금 6710억원 부과가 결정된 제분사 밀가루 담합 사건을 신고했다면 기존 제도에선 산정되는 포상 금액이 142억7000만원이고, 포상금 지급 한도에 걸려 실제 지급액은 30억원이 최대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신고자가 결정적인 증거를 제보했다면 받을 수 있는 포상금이 최대 671억원으로 늘어난다.

지금까지 공정위가 지급한 신고 포상금 중 가장 큰 금액은 2021년 제강사 고철 담합 신고자에게 지급했던 17억5000만원이다. 공정위는 포상금 지급 한도가 사라진 만큼 앞으로 더 큰 규모의 포상금을 받는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고시 개정은 이 대통령이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담합 등 불공정 행위 근절을 위해 "신고하면 팔자를 고치도록 포상금을 확 주라"고 제도 개편을 주문하면서 이뤄졌다. 공정위는 고시 개정으로 위반 행위에 대한 내부 고발이 더욱 활발해지고, 기업들엔 누군가 언제든지 신고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줘 불공정 거래 행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일명 '공파라치(공정위+파파라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직원들이 포상금을 노리고 기업 내부 기밀 자료를 무단으로 유출하는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 담합 가담자에게 자진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막대한 포상금을 지급하는 게 맞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도가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고의 공익성, 신고자의 법 위반 행위 가담 여부 및 정도, 사회적 책임 준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징금을 30% 범위에서 감액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