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전고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기업 실적으로 이동하자 증시 이익 증가를 주도한 두 종목에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4.5% 오른 33만7000원에 정규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도 6.42% 상승한 228만8000원을 기록했다. 장중엔 각각 6%, 8% 넘게 뛰며 '34만전자'와 '230만닉스'를 회복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106일 만에 사실상 종식되자 시장의 관심은 매크로(거시경제)에서 다시 펀더멘털(기초체력)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올라타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공격적인 자본적지출(CAPEX)과 반도체 공급난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1~10일 기준 반도체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달러당 1500원을 넘어서는 원·달러 환율에 힘입어 당장 2분기 실적도 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86조7702억원, 62조4599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755.61%,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577.96% 급증한 수준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초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을 발표하기 전까지 영업이익 전망치는 계속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메모리 업체의 실적 상향 여력이 남아 있는 만큼 지속적인 비중 확대 전략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증권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외국계에서는 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각각 59만원과 500만원으로 제시했다.
정창원 노무라 아시아리서치 공동대표는 지난 12일 열린 '2026년 한국 경제 및 주식시장 미디어 브리핑'에서 "올해 메모리 반도체의 월별 매출액 추이를 보면 과거에는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수직 상승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번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SK증권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각각 61만원, 400만원으로 제시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한 수요 가시성 확보, 듀얼 마켓(dual market) 효과,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의 강력한 인상 등 구조적 업황 강세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