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2대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이 제시한 원구성 시한(18일)을 사흘 앞뒀지만 양측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례와 전통을 파괴하고 국회의장직과 법사위원장직을 독점하면서 포용과 개방을 운운하는 것은 모순이고 위선"이라며 "모두를 위한 포용과 개방이 필요하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씀이 진심이라면 먼저 법제사법위원장직부터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여당을 향해 "전쟁을 통해 점령한 것이라면 배제와 독점이 이상할 게 없지만, 경쟁을 통해 부분의 힘으로 승리해 전체를 대표하게 됐다면 이제 모두를 위한 포용과 개방은 필수"라고 적은 것을 거론한 것이다.
다만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법사위원장 자리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법사위원장을 달라는 국민의힘 주장은 후반기 국회 민생 파업 선언과 다름없다"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선 법사위는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6·3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무책임한 정쟁을 뒤로 하고 민생을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주권자의 준엄한 명령을 확인했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견제·균형의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며 자신들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1년을 스스로 한번 돌아보라"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상임위를 정쟁의 도구로 삼은 걸 벌써 잊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생 법안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하는가 하면, 국익을 볼모로 대미특위를 일방적으로 멈춰 세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한 원내대표는 "어느 국민이 일을 뒷전으로 미루고 정쟁이나 일삼으라 했냐"며 "누차 말씀드렸듯이 제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의 유일한 원칙과 기준은 민생과 성과"라고 못 박았다.
한편 여야 간 이견이 이어지면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당시에도 법사위원장 배분 갈등으로 협상이 결렬돼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차지했고, 이후 재협상을 거쳐 배분이 재조정된 바 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