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맞아?"…치킨집이 전통주·수제맥주까지 내놓은 까닭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입력 2026-06-15 14:00
수정 2026-06-15 14:13


교촌치킨이 백화점 식품관에서 전통주와 수제맥주, 장류, 소스, 식초까지 한꺼번에 선보였다. 치킨 프랜차이즈로 알려진 교촌이 ‘한여름 장터’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를 연 것은 치킨을 넘어 식문화 브랜드로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배달 치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오프라인 체험형 공간을 통해 새로운 소비자 접점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한 여름 장터’ 팝업스토어 운영
15일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교촌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7일간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한 여름 장터’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번 팝업은 여름철 전통 시장과 주막의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행사다. 교촌치킨을 비롯해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 전통주·장류 브랜드 ‘발효공방1991’, 소스 전문 기업 ‘BHNBIO’, 발효식초와 절임무를 생산하는 ‘케이앤피푸드’ 등이 참여했다.

교촌이 이번 행사에서 강조한 것은 치킨 자체보다 ‘치킨과 함께 즐기는 식문화’다. 교촌치킨 부스에서는 ‘국물맵떡’, ‘웨지감자’ 등 인기 사이드 메뉴와 순살치킨을 함께 구성한 세트 메뉴가 판매됐다. 지난 4월 현대백화점 판교점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였던 한정 메뉴 ‘청귤순살’과 ‘칠리앤나초순살’도 다시 등장했다. 치킨 단품이 아니라 사이드 메뉴와 조합한 새로운 소비 방식을 제안한 셈이다.

주류 제품도 전면에 배치했다. 문베어는 수제맥주 패키지와 와인맥주 패키지 등 맥주 세트 2종을 선보였다. 발효공방1991은 은하수 6도·8도·12도 3종과 ‘은하수 별헤는밤淸’ 14도 제품, APEC 세트 등을 소개했다. 치킨과 수제맥주, 전통주를 함께 즐기는 페어링 경험을 통해 교촌을 단순 치킨 브랜드가 아니라 식음료 브랜드로 인식시키려는 시도다.
교촌 식품 계열 브랜드 한데 묶어
장류와 소스, 식초 제품도 함께 소개됐다. 발효공방1991의 전통 장류 ‘구들장 2구세트’, BHNBIO의 ‘K1소스 3종’과 ‘핫소스 3종’, 케이앤피푸드의 ‘무 발효 식초’ 등이 행사장에 배치됐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백화점 식품관에서 장류와 식초까지 선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교촌이 보유한 식품 계열 브랜드를 한데 묶어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일종의 브랜드 쇼케이스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교촌의 이 같은 행보를 프랜차이즈 시장 변화와 연결해 본다. 국내 치킨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배달앱 수수료와 원부자재 가격 부담은 커졌고, 브랜드 간 가격·메뉴 경쟁도 치열하다. 기존처럼 가맹점 기반 치킨 판매만으로 성장성을 보여주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교촌 입장에서는 치킨을 중심으로 하되 수제맥주, 전통주, 소스, 발효식품 등으로 소비 영역을 넓히는 것이 브랜드 확장 전략이 될 수 있다.

백화점 팝업을 활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배달 중심 프랜차이즈는 소비자 경험이 주문과 취식에 집중된다. 반면 백화점 식품관 팝업은 브랜드의 세계관과 제품군을 한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다. 특히 대구 신세계백화점처럼 지역 대표 상권에 들어가면 교촌이 가진 다양한 식음료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알리는 효과가 있다. 교촌은 지난 4월 현대백화점 판교점 팝업에 이어 이번 대구 행사까지 진행하며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체험형 접점을 넓히고 있다.

교촌의 팝업 전략은 최근 식품·외식업계에서 확산하는 ‘브랜드 경험’ 경쟁과도 맞닿아 있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제안하는 분위기와 취향, 조합을 함께 소비한다. 치킨에 어떤 술을 곁들일지, 어떤 소스와 사이드 메뉴를 더할지까지 하나의 경험으로 제안하는 방식이다. 교촌이 이번 팝업을 ‘한 여름 장터’로 꾸민 것도 전통 시장과 주막 이미지를 빌려 치킨 소비를 하나의 놀이와 체험으로 확장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과제도 있다. 치킨 브랜드가 전통주와 장류, 식초까지 확장할 경우 소비자에게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지가 관건이다. 기존 소비자에게 교촌은 여전히 간장치킨과 허니콤보로 대표되는 치킨 브랜드다. 다양한 식음료 제품을 함께 내놓는 시도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교촌의 핵심 메뉴와 연계된 분명한 소비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 치킨과 수제맥주, 치킨과 전통주, 치킨과 소스처럼 연결고리가 뚜렷해야 브랜드 확장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이번 ‘한 여름 장터’ 팝업스토어는 대구 지역 고객들이 교촌의 다양한 맛과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라며 “앞으로도 교촌만의 식문화와 브랜드 가치를 고객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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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