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국내 투자자들이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 시장 특성상 최종 배정 물량이 주관사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대감만 부풀린 채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증권가 등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온라인 종목토론방 등에선 공모주 미배정 사태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스페이스X 공모주를 231만여주 받을 것으로 알려졌던 미래에셋증권이 최종 미배정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솔직히 뒤통수를 맞은 기분", "몇 달 기다렸는데 결과가 고작 이것 뿐", "광고는 거창하게 하더니 남은 게 없다"는 불만이 쏟아진 것이다. 다만 "미래에셋 잘못이 아니라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공동주관사 JP모건이 갑질한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대표주관사의 재량권 행사 등 국내와는 상이한 해외 기업공개(IPO) 시장의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스페이스X 주식 배정 여부는 골드만삭스의 최종 결정에 따라 물량이 확정되는 구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인수 물량과 실제 판매 가능한 물량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증권사가 인수 의무를 부담하더라도 주관사의 정량적·정성적 판단에 따라 최종 물량 배분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의 증권신고서에 명시된 미래에셋증권의 인수 수량 역시 인수단 참여 비율을 뜻할 뿐, 최종 고객에 대한 물량 배정을 확정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상장 과정에서 현지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 수요가 예상을 웃돌자 골드만삭스가 국내를 비롯한 해외 인수단에 배정하려던 물량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확보한 스페이스X 공모주를 자사 주요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할 예정이라고 광고했지만 물거품이 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한투운용은 다만 IPO 물량은 배정받지 못했지만 스페이스X 상장 첫날 장중 매매를 통해 스페이스X 편입을 일부 진행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이달 초 국내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우주테크'의 일평균 거래량은 전월 대비 14%가량 늘었고, 한투운용은 자사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의 최근 한달 간 개인 순매수액이 600억원을 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0일까지 진행한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국내 개인·법인 전문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들이 납입한 청약 증거금을 13일 새벽 전액 환불 처리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공모주 청약 결과를 기다려주신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투자자 보호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투운용도 같은날 "미국 IPO 시장의 특수성과 가변성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이지만 스페이스X 공모주 편입에 대한 투자자분들의 기대가 매우 컸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물량 미배정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일과 관련한 경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이 공모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이유와 과정 등에 대해 살펴볼 전망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