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의지 확고한 정청래…대표 사퇴 최대한 미룰 듯

입력 2026-06-14 18:23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대표(사진)의 연임 도전이 가시화하면서 당내에서 정 대표 사퇴 시점을 둘러싼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정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며 당권 경쟁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친명(친이재명계)계의 견제가 거세질수록 6·3 지방선거 책임론과 맞물려 정치적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14일 정 대표가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 시점에 사퇴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당헌·당규상 당직 출마를 위한 대표직 사퇴 시한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 연임 도전 당시에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 전 사퇴한 전례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앞서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 등에서는 정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그럼에도 정 대표 측은 당헌·당규상 문제가 없는 만큼 당장 대표직을 내려놓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가 대표직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배경에는 전당대회 국면을 주도하려는 셈법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 등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사이 최고위와 당 현안을 계속 이끌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버티기가 길어질수록 잃는 것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가 비전 경쟁보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따지는 장으로 흐를수록 정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앞서 황명선·이언주 의원 등 친명계 인사들이 선거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직후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라고 자평한 정 대표는 최근 최고위에서 “민심을 겸허히 받들고 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하는 등 비판 여론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친명계 주류의 견제를 받으며 계파 갈등의 전면에 섰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과거 범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된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당대표이던 시기 최고위원을 맡으며 친명계로 구분됐지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독자 색채가 강한 정치인으로 꼽힌다. 한 친명계 의원은 “여당 대표로서 자꾸 당권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의 앞날에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하고, 당심 위에 민심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