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인공지능(AI) 기업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 첫날 20% 가까이 급등하며 단숨에 세계 시가총액 기준 6위 기업에 올라섰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를 단순한 우주기업을 넘어 위성통신과 AI 인프라를 결합한 차세대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하며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1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는 나스닥에서 주당 161.1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스페이스X의 공모가는 135달러로, 이와 비교하면 약 19.3% 상승한 것이다. 이날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스페이스X는 장중 176.52달러까지 올랐다가 마감 직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이번 IPO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로 기록됐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상장 전 JP모건이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회사가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한 만큼 추가 자본 조달이 필요하다”며 상장 배경을 설명했다.
머스크는 조달 자금을 활용해 통신용 위성 10만기 이상을 지구 궤도에 배치하고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올해 2월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xAI의 데이터센터와 생성형 AI 모델 ‘그록’,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 등이 스페이스X 사업군에 편입됐다.
공격적인 투자 기조로 인해 누적 적자는 상당한 수준이다. 스페이스X가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413억달러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스타링크와 차세대 로켓 스타십, xAI를 중심으로 한 AI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스페이스X 공모에는 3500억 달러가 몰렸으며, 이 가운데 기관투자 주문액은 2500억 달러, 개인 투자자 주문은 1000억 달러에 달했다. 다만 인수단으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에 배정될 예정이었던 공모주 물량이 전량 삭감되면서 스페이스X의 한국 패싱 논란도 일었다.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하자 물량을 재배정한 탓이다.
이번 종가 기준으로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겼으며, 기업가치 순위에서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모기업),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에 이어 6번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최대 주주인 머스크 역시 세계 최초 ‘조만장자’(자산 규모가 1조 달러 이상인 사람)라는 기록을 세웠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