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동산 세금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입력 2026-06-18 07:40


지방선거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또 다른 전선이 조용히 열리고 있습니다. 통상 7월 전후 공개되는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그것입니다.

이번 개편 논의는 이전과 결이 조금 다릅니다. 그동안 부동산 세제의 중심이 다주택자 규제에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1주택자의 보유·거주 요건을 어떻게 볼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치의 계절이 끝나자마자 세금의 계절이 시작되는 셈입니다. 지금부터 준비가 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향후 수천만 원의 세금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 가졌나’만큼 ‘얼마나 살았나’가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1세대 1주택자의 절세 전략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장기보유특별공제였습니다.

10년 이상 보유하고 거주 요건까지 충족하면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받을 수 있어, 많은 분들이 “오래 보유하면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고 이해해 왔습니다. 실제로 1주택자들 사이에서는 “10년만 버티면 세금 걱정은 덜 수 있다”는 인식도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공식을 들여다볼 때 절대 놓쳐서는 안 될 핵심이 있습니다.

현재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단순히 보유 기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율과 실제 거주 기간에 따른 공제율이 나뉘어 적용됩니다.

쉽게 말해, 집을 10년 동안 보유했더라도 실제 거주한 기간이 부족하면 최대 공제율을 온전히 적용받기 어렵습니다. 등기부에 이름만 올려두었다고 해서 절세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봐야 합니다.

오는 7월 세법 개정안을 앞두고 시장의 눈길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정부가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어떻게 조정할지, 특히 단순 보유와 실제 거주를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최종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미 시작된 흐름이 이번 개편 논의에서 더 구체화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섣부른 매도 판단이 아니라, 내 집의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을 정확히 확인하는 일입니다.


진짜 점검해야 할 대상은 ‘일시적 비거주’ 1주택자입니다

이번 세제 개편 논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분들은 흔히 떠올리는 투기 세력이 아닙니다.

직장 발령, 자녀 학업, 부모 봉양, 해외 체류 등 개인 사정으로 인해 본인 소유의 집에 잠시 살지 못했던 평범한 1주택 실수요자들입니다.

투자 목적이 아니라 삶의 필요 때문에 다른 곳에 임차로 머물렀던 분들도 거주 기간을 충분히 채우지 못했다면 향후 매도 시 예상보다 큰 양도세 부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는 더 선명해집니다.

서울의 고가 아파트를 10년 보유하면서 5년은 실제 거주하고, 나머지 5년은 다른 곳에서 생활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와 거주 기간에 따른 공제가 각각 계산됩니다. 10년을 보유했더라도 10년을 모두 거주한 사람과 5년만 거주한 사람의 공제율은 달라집니다.

특히 양도차익 규모가 수억 원대에 달하는 서울 주요 입지라면, 이 공제율 차이가 곧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세 부담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같은 집을 같은 기간 보유했더라도 실제 거주 기간에 따라 세금 결과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세 가지 현실적 준비

아직 올해 세법 개정안의 최종 내용이 공개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세법은 발표 이후에야 준비하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장의 변화를 미리 읽고 대비하는 것은 자산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필자는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준비 세 가지를 제안드립니다.

첫째, 내 집의 실제 거주 기간을 증빙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막연한 기억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주민등록초본상의 전입·전출 날짜를 기준으로 본인의 실거주 기간을 정확히 파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향후 매도 시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홈택스나 세무 전문가를 통해 양도세 모의 계산을 미리 해보셔야 합니다.

현재 본인의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을 대입해 예상 세액을 계산해 두면 의사결정이 훨씬 명확해집니다. 거주 기간이 부족해 세 부담이 크다면 향후 몇 년간 실거주를 더 채운 뒤 매도할지, 아니면 기회비용을 감수하고 지금 매도할지를 판단할 근거가 생깁니다.

7월 세법 개정안이 공개된 이후에는 바뀐 기준을 반영해 다시 계산해 보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셋째, 등록 주택임대사업자라면 의무와 혜택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임대주택 관련 세제는 등록 시기, 임대 기간, 임대료 증액 제한, 규제지역 여부에 따라 복잡하게 달라집니다. 양도세 중과 배제, 거주주택 비과세 특례,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 여부 등이 내가 보유한 주택에 여전히 안전하게 적용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법 개정이나 일몰 규정에 따라 기대했던 혜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등록 주택임대사업자라면 전문가와 함께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법이 확정되기 전,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세법 개정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시장에는 수많은 소문과 추측이 오갈 것입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개편안을 둘러싼 자극적인 뉴스에 흔들려 섣불리 매도를 결정하거나 자산 포트폴리오를 급하게 바꾸는 것은 위험합니다. 공포 마케팅에 따라 움직이는 매매는 자산 관리에서 가장 피해야 할 선택입니다.

하지만 내 자산의 현황을 파악하는 준비까지 미뤄서는 안 됩니다.

거주 이력을 정리하고, 세금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전문가와 대화를 시작하는 것. 이 세 가지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부동산 세금은 결국 숫자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 숫자를 결정하는 것은 기록입니다.

언제 샀는지, 얼마나 보유했는지, 실제로 얼마나 거주했는지, 어떤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지를 미리 정리해 둔 사람만이 변화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7월 세법 개정안이 공개되는 순간을 준비된 상태로 맞이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클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세금 유출을 막고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싶다면, 지금은 시장 소문보다 내 거주 이력과 세금 구조를 먼저 들여다봐야 할 때입니다.


배준형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수석전문위원(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

* 본 칼럼은 작성자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