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1인1표제' 반대 의원들 실명 저격에…'좌표찍기' 반발

입력 2026-06-12 11:46
수정 2026-06-12 12:16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인1표제'의 적용 범위를 확장한 것을 두고 이견을 드러낸 동료 의원들을 저격하는 듯한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의원들은 당대표의 이른바 '좌표찍기'에 당원들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았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12일 자신의 SNS에 "정 대표께서 어제 오전 의원총회에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단결이라고 말씀하시고 나서 오후에 제 이름을 비난의 취지로 페북에 올린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의 글이 승리를 위해 2030세대의 의사를 당이 수렴하는 방안을 고민하자는 취지였다"며 "공개적인 사과와 해명을 요청한다고"고 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도 "당대표가 존재하지도 않는 '1인1표제 훼손죄'를 만들어 자당 의원을 실명으로 공개 저격하고 당의 분열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방선거 패배를 반성하고 청년·중도층 민심을 담을 보완 방안을 모색하자는 주장이 좌표찍기 대상이 됐다며, 밤새 욕설과 문자폭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앞서 지난 9일 이번 6·3 지방선거를 평가하는 토론회에서 "1인1표제 도입 이후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비대해지면서 일반 민심과 괴리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논란은 1인1표제 보완에서 불거졌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당무위원회에서 전국위원장, 시도당위원장 등을 선출할 때도 1인1표제를 적용하는 방식의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 2월 당대표, 최고위원 선출에 1인1표제를 적용하도록 한 규정을 전국위원장, 시도당위원장까지 확대하는 게 골자다. 중앙위원회에 부의되는 사안이 아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된 데 대해 의원들과 각을 세웠다. 전날 오후 자신의 SNS에 페이스북에서 의원들의 실명이 적힌 기사 제목을 공유하며 "1인1표제는 민주주의 그 자체다.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썼다. 이른바 '좌표 찍기'를 통해 동료 의원들을 저격했다는 게 김 의원과 전 의원의 주장이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인1표제는 지난 2월 3일 의결로 일단락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당무위 의결에 대해서는 전국위원회·시도당위원장 등 누락된 절차를 정비한 보완 개정안이라고 보탰다. 그는 "설명과 설득 과정이 충분히 있었고 마무리된 사안"이라며 "개인 의견은 있을 수 있지만 절차적으로는 완료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대표가 특정 의원을 실명으로 겨냥한 데 대한 사과 요구에는 즉답을 피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처음 듣는 내용이라 파악한 뒤 별도로 말하겠다"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