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자 '마통' 한도 줄어든다

입력 2026-06-11 19:00
수정 2026-06-12 01:57

은행권이 이르면 이달부터 고액 연봉자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조일 전망이다. 최근 주식시장 활황 속에 ‘빚투’(빚내서 투자)가 가계대출을 자극하자 금융당국이 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다소 진정된 가운데 신용대출이 가계부채 관리의 뇌관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늘었다. 전달(3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세 배 가까이로 커졌다. 지난해 8월(9조8000억원) 후 최대 규모다. 주담대는 5조5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증가폭이 줄었지만, 기타 대출은 2조원 감소에서 5조3000억원 증가로 바뀌었다. 2021년 7월 후 5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신용대출이 9000억원 감소에서 3조4000억원 증가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대출을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급증한 만큼 고소득 차주의 대출 한도부터 조이겠다는 취지다. 신용대출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 기존 대출 상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관계부처와 금융권이 전력을 다해 가계부채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신용대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금융권의 선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마통 '한도 1억' 묶거나 연소득 절반만 인정할 듯
금융위, 가계대출 총량 매주 점검…우리銀, 플랫폼서 신용대출 중단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고액 연봉자의 마이너스통장 한도 관리를 주문한 것은 신용대출이 가계부채 관리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주춤한데 증시 활황 영향으로 신용대출이 빠르게 불어나 가계대출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신용대출 급증 문제가 강도 높게 논의됐다. 주담대 증가폭은 줄어들었지만 신용대출이 3조4000억원 증가로 돌아서며 가계대출을 밀어 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신 처장은 “5월 가정의 달 자금 수요와 주식시장 활황 등의 영향으로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중심으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 목표를 준수하지 못한 금융회사에 대해 매주 관리계획 이행 현황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이르면 이달 고액 연봉자의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현재 은행들은 차주의 소득, 직장, 신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신용대출 한도를 정한다. 특히 대기업 임직원과 전문직은 소득 안정성이 높고 연체율이 낮아 통상 높은 한도를 적용받는다.

금융권에서는 연 소득 1억원 안팎이 사실상 관리 기준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은행 자율에 맡겼지만, 고소득자의 신규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1억원 수준으로 제한하거나 소득 대비 한도 인정 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기존에는 연 소득 100%까지 한도를 인정했는데 고소득자에게는 50~70%만 적용하는 식이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에게 제공되는 3억~5억원 한도의 전문직 전용 신용대출도 이번 관리 강화 조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자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신규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낮추는 방식이 우선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도 함께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은 신용대출 취급 자체를 줄이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12일부터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가계신용대출 신규 및 갈아타기 취급을 중단한다.

조미현/김진성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