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도 입었다'…결혼식장 점령한 '패션 아이템' 뭐길래

입력 2026-06-09 20:50
수정 2026-06-09 21:25
주말마다 결혼식 일정이 몰리는 봄·초여름 시즌을 맞아 2030 여성들 사이에서 ‘타이 블라우스’가 하객룩 핵심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목둘레를 리본처럼 감싸는 디자인으로 단정하면서도 화사한 인상을 줄 수 있어 결혼식 하객룩은 물론 오피스룩, 데이트룩까지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타이 블라우스는 목선에 포인트를 주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타이를 풍성하게 묶으면 격식 있는 분위기를 낼 수 있고, 스카프처럼 자연스럽게 둘러 연출하면 우아한 무드를 더할 수 있다. 슬랙스와 매치하면 출근복으로, 스커트나 데님과 함께 입으면 로맨틱한 캐주얼룩으로 변주할 수 있다.


디자인의 뿌리는 ‘푸시 보우(Pussy Bow)’다. 19세기 파리의 정치가와 예술가, 지식인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클래식한 스타일로, 1960년대 이브 생 로랑과 샤넬, 디올 등이 현대 여성복으로 재해석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1979년 영국 총리에 오른 마거릿 대처가 즐겨 입으며 ‘당당한 여성성’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외 셀럽들의 스타일링이 인기를 끌며 타이 블라우스 수요를 밀어 올리고 있다. 블랙핑크 제니는 짧은 쇼츠에 루즈한 타이 블라우스, 블랙 롱부츠를 매치한 스타일링으로 화제를 모았다. 배우 수지는 화이트 리본 타이 블라우스에 블랙 재킷과 스커트를 더해 모던한 블랙 앤 화이트 룩을 완성했고, 문가영은 짙은 그레이 톤의 타이 블라우스와 슬랙스를 매치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패션업계에서는 봄 웨딩 시즌을 겨냥해 타이 블라우스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여성복 브랜드 로엠(ROEM)은 하객룩 수요를 반영해 블라우스와 롱스커트 라인업을 강화했다. 지난 2~5월 로엠 블라우스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특히 타이 블라우스 유형이 관련 카테고리 매출을 이끌고 있다.

로엠은 이번 시즌 하이넥 리본 타이 블라우스, 타이 블라우스, 뷔스티에 매칭 블라우스, 브이넥 스트랩 블라우스 등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하이넥 리본 타이 블라우스는 옆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타이 디테일과 은은한 광택감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객룩의 변화도 타이 블라우스 인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 하객룩이 단정한 깃의 블라우스와 무채색 원피스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격식을 유지하면서도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스타일로 옮겨가고 있다. 트위드 재킷, 롱스커트, 리본 블라우스처럼 포멀함과 로맨틱한 분위기를 동시에 낼 수 있는 아이템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로엠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트위드 재킷도 변화된 수요에 맞춰 개선됐다. ‘칼라리스 트위드 재킷’은 포멀룩부터 데일리룩까지 활용 가능한 트위드 원단을 사용했다. 기존 기장과 실루엣은 유지하되 소매 기장을 1㎝ 늘려 편안한 핏을 강화했고, 4가지 사이즈 옵션과 자체 개발 금속 단추를 적용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넥라인을 강조한 디자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셀렉트숍 29CM가 지난 3월(24일까지)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타이 블라우스 거래액은 전년 대비 323% 늘었다. 스카프 블라우스는 305%, 프릴 블라우스는 300%, 스카프 원피스는 6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객룩’과 ‘웨딩’ 키워드 검색량도 전월 동기 대비 각각 113%, 46% 이상 늘었다.

이랜드 로엠 관계자는 “여성 하객룩의 격식 문화가 변화하면서 단정함과 개성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타이 블라우스에 대한 고객 반응이 뜨겁다”며 “결혼식 자리는 물론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봄 시즌 주요 아이템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