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합수본) 구성을 지시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된다. 선관위 간부들이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발된 가운데 향후 수사의 핵심 쟁점은 고의성 입증 여부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대검찰청도 이날 "국민의 참정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된 사안에 대해 신속히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고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국민적 의혹을 엄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에는 시민단체 등이 선관위 간부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접수돼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고발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며, 향후 합수본 체제 아래에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수본에는 선거 사건을 담당하는 검찰·경찰 인력이 참여할 전망이다. 대검과 경찰청은 합수본 사무실 위치와 파견 인력 규모 등을 놓고 실무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선관위 관계자들의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고의성이 입증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권자의 투표권 행사를 방해할 의도로 투표용지를 부족하게 인쇄하거나 공급했다는 점이 확인돼야 직무유기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단순한 업무 착오나 직무 태만으로 결론 날 경우 형사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고의적인 투표 방해 행위라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단순 과실이나 직무 태만만으로는 형사처벌이 어렵다"며 "투표용지 출력 비율과 배분 과정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의성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합수본은 관련 공무원들의 과실 여부를 규명하고 징계 요청이나 제도 개선 권고 수준에서 사건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형사 처벌 여부와 별개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법원은 과거 공무원의 과실로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사건에서 국가가 1인당 2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가 선관위의 선거 관리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소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