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준비 중인 직장인 A씨는 7월 둘째 주 휴가 일정을 정해놨지만, 아직 항공권을 예약하지 않았다. 국제선 유류할증료 발표를 지켜본 뒤 결제할 계획이어서다.
A씨는 "7월 유류할증료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예약을 미루고 있다"며 "여행은 갈 생각인데 발표 이후 유류할증료 보고 결제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여름휴가 예약 성수기인 6월 여행시장이 예년보다 조용하다. 여행업계는 국제선 7월 유류할증료 발표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예약 시점을 늦추는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여행 수요가 줄어들었다기보다는 발권 시점을 조정하는 '전략적 대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항공권 운임에 추가로 부과하는 금액으로 매월 변동된다. 국제선의 경우 전전월 16일부터 전월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MOPS)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탑승일이 아닌 발권일을 기준으로 적용되는 만큼 여행객 입장에서는 언제 항공권을 발권하냐가 여행 경비 부담을 줄이는 변수가 된다.
최근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제선 유류할증료 변동 가능성을 예상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항공사들이 7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소폭 인하하면서 국제선도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7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6월 3만5200원에서 2만4200원으로 1만1000원 내려간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이미 확정됐지만,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지난 5월16일부터 6월15일까지의 MOPS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이달 중순 이후 확정될 전망이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국내선 유류할증료 인하로 이어지자 국제선도 같은 흐름을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여행객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
여행사들도 비슷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인상이 시작된 4~5월에도 여행 수요는 꾸준히 이어졌다"면서 "6월에는 비용 부담보다 유류할증료를 확인한 뒤 예약하려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예약이 뒤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유류할증료 인상 때문에 여행을 취소해야 하는지 묻는 글보다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지 고민하는 글이 더 많아 보인다"며 "여행을 포기했다기보다 예약 시점을 두고 저울질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치를 보면 여행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출국자 수는 229만3716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했다. 4월에는 228만583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3% 늘었다.
여기에 5월 황금연휴 기간 여행 수요가 집중된 점도 6월 수요가 다소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국제선 7월 유류할증료가 확정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예약 수요가 다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항공사와 여행사의 여름휴가 프로모션도 이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예정으로 7~9월 성수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7월 유류할증료가 확정되면 그동안 대기하던 수요가 시장에 유입되면서 여름휴가 예약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9월 추석 수요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