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재 휴전에도 강대강 대치…레바논 휴전 이행 난항

입력 2026-06-05 06: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에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현장에서는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에 진전이 생기고 있다고 믿는다"며 "레바논은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뿐 아니라 헤즈볼라 측과도 직접 대화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지난 2~3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대표단이 참석한 제4차 고위급 3자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 이후 미국은 양국이 휴전 이행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합의의 핵심 당사자인 헤즈볼라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나임 카셈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TV 연설에서 이번 합의를 "굴욕스럽고 터무니없는 항복 문서"라고 비판했다. 그는 "점령이 계속되는 한 저항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가 휴전의 전제"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전쟁 이전 상태로 물러나는 것을 최소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카셈 사무총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침략의 종식과 이스라엘 점령군의 완전한 철수"라며 "우리 마을이 폭격당하는 한 이스라엘 북부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스라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헤즈볼라 공격으로부터 북부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레바논 남부에 설정한 완충지대 주둔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내 테러 기반 시설을 해체하는 군사 작전을 이어갈 것이며, 필요할 경우 베이루트를 타격할 수 있는 행동의 자유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사자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교전도 계속되고 있다. 휴전 합의 발표 당일에도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에서 민간인을 포함한 사망자가 발생했고, 유엔 평화유지군 1명과 이스라엘 군인 1명도 교전 중 숨졌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로켓과 드론 공격을 가하며 맞대응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