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5% 넘게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기업 실적 우려가 제기되자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은 1550원 턱밑까지 급등했다.
5일 코스피지수는 5.54% 내린 8160.59에 마감했다. 장중 8038.10까지 내려 ‘8천피’ 붕괴 우려가 나왔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며 8100선을 지켰다. 삼성전자가 6.40%, SK하이닉스는 9.92% 떨어지는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 대부분 주가가 하락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기업의 실적 우려가 나오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15%, 나스닥지수가 0.1% 하락하는 등 반도체 투자 심리가 악화한 것이 코스피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 코스닥지수는 4.50% 하락한 1002.44에 마감했다. 장중 992.80까지 떨어져 3개월 만에 1000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3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것으로 이 기간 순매도액은 27조원을 넘는다. 스페이스X의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글로벌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4원 오른 1539.1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오전 10시27분께 1549.1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0일(1561.0원) 후 17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기도 했다.
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25%포인트 오른 연 4.254%에 거래를 마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 우려에 따른 추가 매도가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외국인 순매도와 환율의 부정적인 ‘루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