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추천' 샤오미, 알고 보니…후원 표기 없어 '제재'

입력 2026-06-04 22:34
샤오미 베트남 법인이 소비자 권익 보호 규정을 위반해 현지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소비자 개인정보가 광고·마케팅에 활용되는 과정에서 선택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제품 홍보 과정에서도 후원 관계를 공개하지 않아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3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국가경쟁위원회는 지난달 7일 샤오미 베트남 유한책임회사에 2억9000만동(약 1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국은 샤오미 베트남이 2023년 소비자권익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위반 행위는 모두 세 가지. 샤오미 베트남은 소비자가 자신의 정보를 광고, 상품·서비스 소개, 기타 상업 활동에 활용하는 것을 허용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개인정보를 마케팅 목적으로 쓰면서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문제가 됐다. 국가경쟁위원회는 샤오미 베트남이 인플루언서의 이미지나 조언, 추천을 활용해 제품 구매·사용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후원 사실을 사전에 알리거나 공개하지 않았다고 봤다. 기업과 인플루언서 사이의 경제적 관계가 드러나지 않으면 소비자가 광고인지, 개인적 평가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 제재 근거로 제시됐다.

일반 거래 조건에 허용되지 않는 조항을 넣은 점도 과징금 부과 사유에 포함됐다. 현지 당국은 이 같은 행위가 2023년 소비자권익보호법상 금지 규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국가경쟁위원회는 샤오미 베트남에 위반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동시에 일반 거래 조건, 소비자 정보 보호 정책, 인플루언서를 통한 제품 소개 활동을 점검하고 보완할 것을 지시했다.

베트남 소비자권익보호법은 기업이 인플루언서와 맺은 후원 관계를 공개하지 않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소비자가 광고성 콘텐츠와 개인적 후기·평가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이 법은 소비자 정보 보호와 관련한 기업의 책임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샤오미 베트남은 현지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TV, 로봇청소기, 스마트홈 기기 등 다양한 소비자향 전자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 제재와 관련해 아직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