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무효" 외친 전한길…과천 선관위 앞 수백명 몰려

입력 2026-06-04 01:39
수정 2026-06-04 01:4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싸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가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으로 집결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30분쯤 과천시 중앙선관위 앞에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비롯한 시위 참가자 5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선거 무효와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선거 무효", "개표 중단", "선관위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는 '부정선거 척결', '부정선거 입법독재'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전 씨는 현장에서 "전국 곳곳에서 부정선거 증거가 나오고 있다"며 "서울뿐 아니라 인천에서도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만큼 전국 모든 지역의 투표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전 씨는 개인 방송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중앙선관위 앞으로 모여달라며 추가 집결을 독려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앞서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집회를 연 뒤 과천 중앙선관위 앞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현장에서 집회를 진행하던 '선관위 서버까 운동본부' 관계자들과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민주주의가 사라지느냐의 운명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며 "오늘은 침묵할 때가 아니라 이번 선거가 부정선거였다고 외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는 정문을 열라"고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가 계속 늘어나자 경찰은 만일의 충돌 상황에 대비해 기동대 등 200여 명을 현장에 배치하고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국민의힘 일부 지도부도 이날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은 3일 오후 10시 30분쯤 중앙선관위를 찾아 "이미 선거 자체가 심각하게 오염됐다"며 재선거 실시를 주장했다.

논란의 발단이 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서울지역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했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 송파구 일부 지역의 경우 유권자 수의 50% 수준만 투표용지가 인쇄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투표용지가 부족하게 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용지 부족 현상이 발생한 곳은 송파구 4개 동 8개 투표소를 비롯해 강남구 2개, 광진구 1개, 동작구 1개, 서초구 2개 등 서울지역 14개 투표소다.

과천=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