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동나자…서울은 개표 진행, 독일 베를린은 재선거

입력 2026-06-03 22:16
수정 2026-06-03 22:18
6·3 지방선거 본투표 과정에서 일부 지역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동나는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과거 투표용지 부족과 선거 관리 부실로 선거 무효 및 재선거까지 치른 독일 베를린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광진구, 동작구 등 일부 지역 투표소에서는 준비된 투표용지가 모두 소진되면서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선관위는 긴급히 추가 투표용지를 공급한 뒤 투표 마감 시각 이후에도 대기 중인 유권자들의 투표권을 보장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투표소에서는 긴 대기 행렬이 이어지며 유권자 불편이 잇따랐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해외 사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독일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3년 12월 2021년 총선 당시 발생한 선거 관리 부실을 이유로 베를린 지역 일부 투표구에 대한 재선거를 명령했다. 당시 베를린에서는 총선과 지방선거, 주민투표가 동시에 진행되는 과정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하거나 다른 지역 투표용지가 배부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당시 유권자들은 장시간 줄을 서다 투표를 포기하는 일도 발생했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끝나기도 전에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독일 헌법재판소는 "선거 준비와 시행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전체 2256개 투표구 가운데 455개 투표구에서 재선거를 실시하라고 결정했다. 앞서 베를린 시·구의회 선거 역시 선거 관리 부실을 이유로 무효 판단이 내려져 재선거가 치러진 바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부실 선거에 개표 중단과 선거 연기를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선거는 유권자의 참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된 오염된 선거"라며 "진상 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즉시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서울 선거 개표를 즉시 중단하고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를 연기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응수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개표 중단과 재투표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선관위는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표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다만 진상파악 필요성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했다. 그는 "선관위가 왜 그런 부실한 투표 관리를 했는지 사후에라도 책임 물어야할 거 같다"고 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