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모델 출시 전 보안 검증한다

입력 2026-06-03 19:04
수정 2026-06-04 00:4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에 대한 정부 사전 검토 절차를 도입했다. 그동안 AI산업에 대해 자율 기조를 유지하던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와 사이버보안을 이유로 감독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AI 모델이 공개되기 전 최대 30일 동안 정부가 보안 검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2일(현지시간) 서명했다. 핵심은 민간 기업이 개발한 고성능 AI 모델에 대해 정부가 사전 검증에 나설 수 있는 내용이다.

앞으로 미국 정부와 AI 기업으로 구성된 자발적 협력체가 모델 출시 전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대규모 조사하고 보안 패치 배포를 검토하게 된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미국의 AI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인프라와 국가 안보 시스템을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백악관 내부에서는 사전 검증 기간을 최대 90일로 두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AI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업계 우려를 반영해 30일로 줄였다.

이번 행정명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AI 규제 쪽에 무게를 실은 조치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AI 규제를 최소화했지만, AI 모델의 성능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사이버보안 위험이 커지자 방향을 바꿨다.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앤스로픽이 지난 4월 공개한 AI 모델 ‘미토스’가 있다.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자동으로 찾아낼 수 있는 강력한 코딩·해킹 능력 때문에 안보 당국의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미토스 오용에 대한 우려가 세계적으로 커지면서 앤스로픽은 최근 미토스를 기반으로 하는 사이버보안 협력체 ‘프로젝트 글래스윙’ 참여 대상을 15개국 약 150개 기관으로 확대했다. 기존엔 미국과 영국 기관 중심이었지만 이번에 한국 일본 캐나다 독일 프랑스 호주 인도 등이 포함됐다. 한국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통해 미토스 접속 권한을 얻었고, 앤스로픽 투자자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