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야식 특수 없겠네…울고 싶은 치킨·주류업계

입력 2026-06-03 19:01
수정 2026-06-04 00:38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응원 마케팅에 나섰지만, 전통적으로 수혜를 누려온 치킨·주류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 3경기가 모두 한국시간 기준 평일 오전 10시~11시에 열리기 때문이다.

3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과거 월드컵 때마다 치킨과 맥주 등 야식 프로모션 등에 집중했던 업계가 올해는 출근길 간편식과 점심 먹거리 공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 경기가 모두 직장인과 학생이 출근·등교한 이후인 평일 오전 시간대에 열리기 때문이다. 교촌치킨, BBQ, bhc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가 과거 월드컵과 올림픽 때 누린 주문 급증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류업계의 고민은 더 깊다. 술을 의식적으로 줄이는 ‘소버 큐리어스’ 문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월드컵 특수를 누리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과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1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 감소했다. 2019년 분기 통계를 다시 집계한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2023년 4분기부터 10개 분기 연속 줄었다.

유통업체 중에서는 그나마 점심 특수를 기대하는 편의점이 가장 기민한 대응에 나섰다. GS25와 CU 등 편의점업계는 한국 대표팀 경기일에 맞춰 치킨, 피자, 맥주, 안주류 할인 행사를 준비했다. CU는 후라이드 치킨, 한입쏙쏙 핑거치킨, 자이언트 순살 치킨 등 3종을 국가대표 경기 전날과 당일, 다음날까지 3일간 3000원 할인 판매한다. GS25도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 치킨·피자·맥주·안주 제품군을 할인한다. 세븐일레븐도 즉석 치킨을 픽업 주문하면 최대 4000원 할인해준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모바일 시청 확산으로 시청 방식이 분산되면서 과거처럼 한자리에 모여 응원하는 문화가 약해진 가운데 경기 시간마저 오전 시간대로 책정돼 응원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일회성 대규모 캠페인보다 평소에도 활용할 수 있는 범용 프로모션 중심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훈/강윤지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