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의 이목이 부산 북구갑과 경기 평택을에 쏠리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두 잠룡, 무소속 한동훈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동시에 원내 진입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당락 결과가 향후 대선 정국을 흔들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 조국, 야권 통합의 '구심점'이냐 '동력 상실'이냐경기 평택을에 도전장을 낸 조 후보에게 이번 선거는 범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다.
조 후보는 당선 시 범야권 통합의 구심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적통을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후보, 3선 의원 출신으로 튼튼한 지역 기반을 갖춘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 등이 맞붙는 다자 대결 난전이 펼쳐지고 있다.
조 후보는 원내 입성 성공 시 민주당과의 합당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가 생환할 경우 범야권 연대의 핵심 축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고배를 마실 경우 조국혁신당의 동력이 급격히 떨어져 민주당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완전히 밀려나고, 당분간 독자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험로가 예상된다. ◇ 한동훈, 보수 진영 뒤흔들까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후 무소속으로 부산 북구갑에 출마한 한 후보의 원내 입성 여부는 보수 진영의 권력 지형을 뒤흔들 파괴력을 지녔다.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이곳은 민주당 신예 하정우 후보와 친윤계이자 국민의힘 공식 후보인 박민식 후보가 합세해 치열한 3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보수 표심의 분열 속에 하 후보가 어부지리를 노리는 한편 한 후보는 막판 상승세를 바탕으로 보수층의 '강제 단일화' 표심 집결을 호소하고 있다.
한 후보가 당선되면 명실상부한 보수 진영의 핵심 주자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현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 등 당권파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으며, 한 후보는 원내 진입 후 우군을 확보해 최종적으로 국민의힘 복당 및 당권 재장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무소속 출마라는 배수진을 쳤음에도 낙선할 경우, 정치적 치명상을 입고 당분간 여의도 전면에서 물러나 상당 기간 공백기를 보낼 수밖에 없다. ◇ '여의도 빅뱅' 예고…선거 결과에 쏠린 눈조 후보와 한 후보 두 사람의 악연은 2019년 8월, 조 후보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시작했다.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던 한 후보는 윤석열 대검찰청 총장의 최측근이자 검찰의 핵심 수사 라인이었다. 그는 조 후보자 일가를 겨냥한 전방위 압수수색과 수사를 최일선에서 총지휘했다.
조 후보는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 대상이 됐다. 조 후보 측은 "검찰 쿠데타", "과잉 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으나, 결국 장관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이 수사로 인해 조 후보는 장관직에서 내려와 오랜 사법 고초를 겪어야 했고, 한 후보 역시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4차례나 좌천(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당하는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이 시련이 되레 두 사람을 진보와 보수 진영의 '아이콘'으로 키워내는 발판이 됐다.
한 관계자는 "두 후보 모두에게 이번 재보선은 단순한 국회의원 한 석 이상의 의미를 갖는 '정치적 생명줄'"이라며, "이들이 동시에 원내에 입성할 경우 진보와 보수 양 진영 모두에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는 이른바 '여의도 빅뱅'이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선거의 그늘에 가려질 수 있었던 이번 재보선이 두 거물의 출마로 인해 정권 심판론과 정계 개편론이 맞붙는 최대 전장으로 변모했다. 민심의 향방은 3일 밤늦게 판명될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