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에 상장한 곱버스…지금은 76원 됐다

입력 2026-06-02 17:51
수정 2026-06-03 00:38
주식시장은 보통 ‘포지티브섬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모든 이가 행복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코스피지수가 9000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웃지 못하는 투자자가 있다. 코스피지수 5000 돌파 당시 이를 고점으로 판단해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베팅한 투자자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5000을 넘어선 지난 1월 27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 11종의 개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총 1조779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곱버스(2X)’ 상품 5종에 전체 개인 누적 순매수액의 73.48%인 1조3073억원이 쏠렸다. 곱버스는 하락장에서는 두 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지수가 상승하면 손실도 두 배로 커지는 구조다.

‘5천피’ 돌파 이후 전날까지 개인 누적 순매수액이 가장 많은 상품은 ‘KODEX 200선물인버스 2X’다. 누적 순매수액이 1조2596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수익률은 처참하다.

지난 1월 27일 402원에서 전날 76원으로 떨어져 81.09%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개인이 390억원을 순매수한 ‘TIGER 200선물인버스 2X’ 역시 430원에서 83원으로 하락해 80.70% 손실을 냈다.

‘RISE 200선물인버스 2X’(-80.30%), ‘KIWOOM 200선물인버스 2X’(-80.73%), ‘PLUS 200선물인버스 2X’(-79.64%) 등 나머지 곱버스 상품 주가도 모두 하락률이 80% 안팎에 달했다. 지수가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파생상품 특성상 복리 효과가 역으로 작용해 손실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일반 인버스 상품 6종도 반토막 났다. 이 기간 일반 인버스 종목에 쌓인 개인 누적 순매수액은 총 4719억원이다. 4421억원의 개인 자금이 누적된 ‘KODEX 인버스’는 1975원에서 923원으로 내려 53.27% 손실을 냈고, 249억원의 누적 순매수세를 보인 ‘TIGER 인버스’도 53.33% 떨어졌다.

‘ACE 인버스’(-53.17%), ‘RISE 200선물인버스’(-53.60%), ‘KIWOOM 200선물인버스’(-54.07%), ‘HANARO 200선물인버스’(-52.89%) 등 다른 상품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단기간에 올랐다고 해서 섣불리 고점을 예단하는 것은 위험한 투자 방식”이라며 “특히 인버스 상품은 장기 보유 시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