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시·도에서 치러지는 이번 교육감 선거는 역대급 ‘깜깜이 선거’가 될 전망이다. 진영 내 단일화 실패로 후보가 난립해 정책 공약 대신 선명성 경쟁에만 열중하고 있어서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교육감 선거에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58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4년 전 선거에서 7개 지역이 양자 대결을 벌인 것과 달리 올해는 경기와 전북을 뺀 14곳에서 3명 이상이 출마했다.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한 지역은 8명이 후보로 등록한 서울이다. 서울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단일화에 실패해 맞고발과 이념 논쟁이 난무하고 있다. 보수 진영은 조전혁 후보 등 3명이 동성애 교육 반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학생을 위한 공약 대신 이념전으로 보수 표심을 자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 진영 역시 한만중 후보가 정근식 후보로의 단일화에 불복해 독자 출마했다. 이들은 선거인단 투표 조작과 허위 사실 유포 등을 이유로 서로를 고발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인천은 진보 성향의 도성훈, 임병구 후보와 보수 이대형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도 후보와 임 후보는 ‘진보 단일 후보’ 명칭 사용과 관련해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세종에서는 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까지 제기됐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자신의 최측근인 임전수 후보를 지지하는 누리소통망 게시글에 ‘훌륭하다’는 댓글을 달아 뭇매를 맞았다. 최 장관은 지난 4월에도 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논란이 빚어졌다.
가장 치열한 접전 지역은 경기다. 사실상 유일하게 진영별 단일화에 성공해 1 대 1 대결이 성사됐다. 지역에서 5선을 지낸 정치인 출신 안민석 후보가 여당 소속이라는 이점을 앞세워 현직 임태희 후보와 거세게 맞붙었다.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후보들은 막판 유세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 철학이 담긴 정책 대결은 뒷전으로 밀리고 상대를 헐뜯는 이념 대결만 남았기 때문이다. 한 교육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약만 봐도 후보의 고민을 알 수 있는데 현재 후보들의 공약은 구체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