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719억원 자사주 태운다…발행주식 10% 영구 소각

입력 2026-06-02 14:47
수정 2026-06-02 14:53

유진그룹 계열 동양이 719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과 2대1 주식병합을 동시에 추진한다. 발행주식 수를 10% 이상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고, 500원대까지 낮아진 주가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다.

동양은 2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보통주 2443만9999주와 우선주 17만1980주 등 총 2461만1979주의 자기주식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각 규모는 장부금액 기준 719억원으로, 발행주식 총수의 10.26%에 해당한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9일이다.

이번 소각은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시장에 다시 내놓지 않고 영구적으로 없애는 방식이다.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 같은 이익과 순자산을 기준으로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BPS) 등 주당 지표가 개선된다. 발행주식 수가 10.26% 줄어드는 만큼 단순 계산상 주당 지표는 약 11%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동양은 자사주 소각과 함께 2대1 주식병합도 추진한다. 주식병합은 두 주를 한 주로 합치는 방식으로, 주당 액면가는 5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아진다. 병합 안건은 오는 2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다뤄진다. 병합 절차가 진행되면 7월 3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7월 20일 거래가 재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동양의 저평가 해소 시도로 보고 있다. 동양 주가는 최근 500원대에 머물며 주당 가격이 낮은 ‘동전주’로 분류돼 왔다. 회사 측은 자사주 소각과 주식병합을 통해 발행주식 수를 정비하고,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실적 개선은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동양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254억원, 영업손실 87억원, 순이익 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순손익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영업손실은 60억원에서 87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에도 매출 1501억원, 영업손실 54억원을 기록했다. 건설경기 부진 여파로 본업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다.

동양은 기존 레미콘·건자재 사업을 기반으로 개발사업과 신규 사업을 키워 실적 반등을 추진하고 있다. 스튜디오 유지니아, 이태원111, 금왕에프원 등 개발사업을 수익화하고, AI 데이터센터와 시니어하우징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자회사 금왕에프원은 올 1분기 흑자로 전환했고, 회사 측은 연간 2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흑백요리사 촬영지로 알려진 스튜디오 유지니아도 콘텐츠 촬영 수요와 공간 운영을 기반으로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동양은 최근 경기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 일원에서 추진하는 ‘부천삼정 AI 허브센터’ 개발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마무리하고 착공에 들어갔다.

동양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은 주주가치 제고를 향한 회사의 의지를 실천으로 입증한 결정”이라며 “발행주식 총수의 10%를 넘는 영구 소각과 주식병합을 계기로 자본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IR 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