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 싫다"는 한국서 주문 폭발…BMW '이 車' 대박 난 이유 [영상]

입력 2026-06-03 17:27

소형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세그먼트다. 대형과 중형차 선호 현상이 뚜렷한 한국 시장에서 BMW 판매 구조 역시 글로벌 시장과 다른 '항아리형'을 보인다. 세계적으로는 소형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피라미드 구조가 일반적이지만, 국내에서는 5시리즈급 중형 모델이 판매의 중심을 차지하고 소형 모델은 상대적으로 뒤처진다.

그런데도 BMW는 콤팩트 라인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파워 오브 초이스(Power of Choice), 즉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세분된 고객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브랜드 철학이 있다.


지난달 28일 BMW가 'BMW 1&2 Day' 미디어 시승 행사를 마련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콤팩트 라인업을 재조명하겠다는 의도로, 1~2시리즈 전 차종 중 BMW M135 xDrive 모델을 타봤다. 서울 중구 회현동을 출발해 경기 가평까지 왕복 약 140km 구간을 달렸다. 서울 도심부터 고속도로, 굽이진 산길을 거치는 코스로 차량의 주행 감각과 핸들링, 조수석 승차감 등을 두루 경험할 수 있었다.


시승 전 주차장에서 처음 마주한 차는 작다는 느낌보다 '낮고 넓다'는 인상이 먼저였다. 낮게 깔린 전면부가 묵직한 첫인상을 만들어냈고, 4개 배기구가 나란히 배열된 리어까지 단순히 작은 차가 아닌 강력한 힘을 가진 차라는 걸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었다.


실내도 고성능 모델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운전석을 감싸듯 펼쳐지고, M 전용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의 M 컬러 스티칭이 돋보인다.

도심 구간에서 M135 xDrive는 조용하고 안정적이었다. 스티어링 조작에 차체가 민첩하게 따라붙고, 차선 변경이나 교차로 진입에서도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은 노면 충격을 적절히 걸러내면서도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줬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의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가 반복되는 도심 정체 구간에서 피로도를 낮췄다. 고성능 모델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드는 구간이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자 차의 성격이 또렷하게 달라졌다. 엔진음과 배기음이 한 단계 높아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스티어링이 예민해지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등받이가 등을 밀어붙이는 느낌이 선명했다. 콤팩트 차량이지만 고성능의 주행감을 뚜렷이 드러냈다.

가평으로 향하는 굽이진(와인딩) 구간에서는 예상 밖의 순간이 있었다. 코너를 공략할 때 차체가 생각보다 훨씬 덜 쏠렸다. 코너 안쪽으로 파고드는 감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단순히 빠른 것이 아니라 그 속도를 운전자가 충분히 다룰 수 있다는 신뢰감이었다.

특히 주행 모드에 따라 엔진음과 배기음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역동적 주행이 필요할 때는 사운드를 키워 운전 재미를 높이고, 정숙함이 필요할 때는 낮춰 부드러운 분위기로 전환할 수 있었다. 하나의 차 안에서 두 가지 성격을 선택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M135 xDrive를 타고 나서 드는 생각은 해치백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차라는 것이었다. 부드러운 일상 주행과 넉넉한 적재 공간(380L, 폴딩 시 최대 1200L)은 일반 소형차에서 느끼는 아쉬움을 충분히 달랜다.

고성능 모델인 만큼 가격 문턱은 높다. 하지만 도심 실용성과 주말 퍼포먼스를 동시에 원하는 운전자라면 이 차는 단순한 해치백이 아닌 설득력 있는 선택지로 느껴졌다.

BMW 콤팩트 세그먼트는 1시리즈, 2시리즈, X1, X2를 중심으로 6개 바디 타입, 15개 세부 모델로 구성된다. 해치백, 세단, 그란쿠페, 쿠페형 SUV, 액티브 투어러 등 다양한 차종에 가솔린·디젤·순수전기·고성능 모델까지 포괄하는 수입차 업계 최다 콤팩트 라인업이다. 과거 입문용 엔트리 모델의 성격이 강했던 콤팩트 세그먼트가 오늘날 공간 활용성, 디자인, 전동화, 고성능 퍼포먼스 등 세분된 수요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시장으로 변화한 것에 대한 BMW의 답이다.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BMW는 지난해 글로벌 프리미엄 콤팩트 시장에서 유일하게 6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1위를 기록했다. 주요 경쟁 브랜드들 판매가 줄어드는 가운데 BMW만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에서도 약 6900대 이상을 판매했고, X1은 3000대 이상으로 수입 프리미엄 콤팩트 SUV 1위에 올랐다.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도 1200대 이상이 팔리며 월 100대 이상의 꾸준한 수요를 유지했다. 소형차가 외면받는 시장에서도 다양한 선택지와 BMW다운 주행 감각이 만들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가평(경기)=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