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수주전에 참여한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청의 보안감점 연장 조처에 반발해 제기한 가처분 신청 심문에서 감점 연장의 부당성을 항변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상훈 부장판사)는 1일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심문에서 HD현대중공업 측 대리인은 "방사청이 감점 관련 규정의 해석을 바꾼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감점 연장 조처의 효력을 멈춰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대리인은 "과거 입찰 결과를 보면 1점 미만의 점수 차로 당락이 갈렸다"며 "이번 연장 조처로 적용된 1.2점 감점에 따라 다른 업체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이에 따른 불이익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방사청은 지난해 9월 군사기밀 유출 사태로 HD현대중공업에 부과한 보안감점(1.8점) 조처를 올해 12월까지 1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HD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KDDX 사업 관련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촬영해 유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따른 후속 조처다.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임직원 총 9명 중 8명은 2022년 11월에 형이 확정됐으나, 나머지 1명은 2023년 12월에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초 방사청은 두 판결을 동일 사건으로 판단해 최초 형이 확정된 2022년 11월을 기준으로 3년간 보안감점을 적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후 두 판결을 별개 사건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보안감점 기간을 따로 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까지는 기존 1.8점 감점을 적용하고, 이후 올해(2026년) 12월까지는 1.2점 감점을 추가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해양정보함 기본설계 제안서 평가 결과를 통해 방사청이 법적 근거 없이 보안감점 적용을 부당하게 연장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반면 방사청 측 대리인은 재판에서 "먼저 확정된 8명의 판결과 나중에 확정된 1명의 판결을 별개 사건으로 보고 그에 따라 감점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가처분 신청 기각을 요청했다.
HD현대중공업의 경쟁사이자 이날 심문에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한 한화오션 측 역시 "두 판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가 함께 발견돼 우연히 같이 공소 제기됐을 뿐, 본질적으로 별개 범죄에 관한 것"이라며 "감점 역시 별도로 적용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조처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재판부는 "결국 방사청의 규정 해석이 재량권과 신뢰보호 원칙을 벗어났는지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오는 9일 전까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