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ETF 순자산 2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ETF 순자산 4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양사가 각각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기준 KODEX ETF 순자산 총액이 201조4589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ETF 순자산 2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삼성자산운용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15일 순자산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226일 만에 자산 규모를 두 배로 키웠다. 삼성자산운용은 236개 KODEX ETF 상품을 운용하며 국내 ETF 시장 점유율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의 ETF 순매수액 47조7000억원 가운데 20조6000억원이 KODEX ETF로 유입됐다. 전체 개인 순매수 자금의 43%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최초 ETF인 ‘KODEX 200’은 올해 개인 순매수 1위를 기록했고,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등도 투자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삼성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사이 미래에셋은 글로벌 ETF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5월 말 기준 글로벌 ETF 순자산이 약 421조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 13개 시장에서 ETF를 운용하고 있으며 ETFGI 기준 글로벌 ETF 운용사 가운데 12위 규모다.
미래에셋 글로벌 ETF 순자산은 2024년 말 200조원, 2025년 말 3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5월 4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300조원을 넘어선 이후 5개월 만에 100조원 늘었다. 국내 TIGER ETF는 순자산 160조원을 기록했고, 미국 법인 Global X US는 순자산 986억달러로 1000억달러 달성을 눈앞에 뒀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ETF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투자자 수요에 맞춘 지수형·월분배형·커버드콜·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앞세워 국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미국과 유럽, 홍콩 등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ETF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며 미국 우주산업, 반도체, 토큰화 ETF 등 글로벌 테마형 상품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국내 시장, 미래에셋은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강점을 보이는데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양사의 경쟁 영역이 점차 겹치고 있다”며 “상품 혁신과 해외 진출, 투자자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