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인의 전사 출격…6년 만에 US女오픈 정상 노린다

입력 2026-06-01 17:33
수정 2026-06-02 00:41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군단이 여자골프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6년 만의 왕좌 탈환을 향한 날갯짓을 시작한다. ‘한경퀸’ 김민솔과 고지원 등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 5명도 ‘신데렐라 탄생’의 희망을 품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로 81회째를 맞아 가장 오랜 역사와 최다 상금(1200만달러) 규모를 자랑하는 US여자오픈은 오는 4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다. 올해 출전 명단 156명 중 한국 국적 선수는 김효주, 윤이나, 이소미, 이미향, 임진희, 최혜진, 황유민 등 총 23명으로, 치열한 예선을 뚫은 아마추어 유망주 2명도 포함됐다. 개최국 미국(40명)에 이어 일본과 함께 출전국 중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우승 갈증 털어낼 때US여자오픈은 유독 한국과 인연이 깊어 오랫동안 ‘한국의 텃밭’으로 불렸다. 1998년 박세리가 ‘맨발 투혼’으로 처음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후, 박인비가 두 차례 정상을 차지하는 등 수많은 태극낭자가 정상에 올랐다. 최근 20년간 9회 우승으로 챔피언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 선수일 만큼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하지만 2020년 김아림의 우승을 마지막으로 챔피언 명맥이 뚝 끊겼다. 사소 유카(일본)가 우승을 차지한 2024년 대회에서는 1997년 이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출전자 전원이 톱10 진입에 실패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작년에는 최혜진이 공동 4위를 기록해 유일하게 톱10 입상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지켰지만, 공동 2위를 차지한 다케다 리오 등 일본 선수 3명이 리더보드 상단에 대거 이름을 올리며 한일전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몇 년간 US여자오픈에서 이어진 부진 탓에 한국 여자골프의 국제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왔지만, 올 시즌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지난 3월 베테랑 이미향이 8년8개월 만에 감격의 통산 3승째를 신고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 군단은 올 시즌 13개 대회에서 3승을 합작하며 매서운 기세를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준우승 3회 등 톱10 진입만 33차례에 달할 정도로 대회마다 날카로운 샷 감각을 뽐내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서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가장 정상 등극이 기대되는 주인공은 세계랭킹 3위 김효주다. 올 시즌 출전한 7개 대회에서 2승을 거두고 톱10에 네 차례 입상하며 CME 글로브 랭킹에서 넬리 코다(미국)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김효주는 최근 “US여자오픈은 골퍼라면 누구나 정말 잘하고 싶은 무대”라며 “최대한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신데렐라 탄생할까새로운 신데렐라의 탄생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앞서 KLPGA 투어에서 뛰던 유소연(2011년), 전인지(2015년), 김아림(2020년)이 비회원 신분으로 US여자오픈을 제패해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해는 김민솔, 고지원, 유현조, 이다연, 홍정민이 세계랭킹 상위 75위 이내 자격으로 이번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그중 신데렐라라는 타이틀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이는 김민솔이다. 지난해 8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 추천 선수로 출전해 깜짝 우승하며 국내 무대에서 먼저 동화 같은 스토리를 썼다. 머지않은 미래에 LPGA 투어 진출을 꿈꾸는 김민솔은 “제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패기 넘치는 두 명의 아마추어 출전자도 눈길을 끈다. 국가대표 오수민은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 이승현은 지난달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예선을 통과해 당당히 세계 최고의 무대를 밟는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뛰는 신지애는 2013년 2월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 우승 이후 13년 만에 LPGA 투어 통산 13승에 도전한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