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가장해 유사성행위 단속한 경찰…대법 "함정수사 아니다"

입력 2026-06-02 12:00
수정 2026-06-02 12:03


경찰이 손님을 가장해 마사지 업소의 유사 성행위 단속을 한 건 위법한 수사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경기 군포에서 마사지 업소 영업을 하던 외국인 A씨는 2023년 손님을 가장해 들어온 경찰 B씨한테 성매매 알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유사 성행위의 일종인 속칭 ‘핸드’가 되느냐고 물었고, A씨는 고개를 끄덕인 후 마사지사를 방으로 들여보냈다.

1심은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외국인으로 마사지 업소에서 근무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핸드란 용어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총 15년 이상을 한국에 거주했고, CCTV 영상 및 수사 과정에서 통역인의 도움 없이 수사가 진행된 것을 보면 A씨는 한국어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B씨와의 대화 내용을 감안할 때, A씨가 B씨가 유사 성행위를 물어봤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B씨가 손님을 가장해 범행을 유발한 ‘함정수사’를 했는지 여부도 재판에서 쟁점이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케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함을 면할 수 없다”면서도 “범의를 가진 자에 대해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는 위법한 함정수사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성행위 또는 유사 성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는 영업은 은밀하게 행해질 뿐만 아니라 증거를 찾기 어렵다”며 “수사기관이 이 같은 영업이 행해지는 것으로 의심되는 장소에 손님으로 위장해 들어간 것 만으론 위법한 수사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