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도요타 제치고 日 시가총액 1위 [도쿄나우]

입력 2026-06-01 10:39
수정 2026-06-01 10:52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SBG)이 도요타를 제치고 일본 전체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라섰다. 22년만의 1위자리 교체다. 이는 일본 경제의 중심축이 전통 제조업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래 산업으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1일 도쿄증시에서 소프트뱅크그룹(SBG)의 시가총액은 장중 한때 46조 엔을 돌파하며 도요타를 추월했다. 지난 1년 사이 주가가 4배 가까이 폭등하며 거둔 성과다. 최근 SBG가 프랑스에 최대 14조 엔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정점에 달했다.

반면 2003년 12월 NTT도코모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이후 줄곧 정상 자리를 지켜왔던 도요타는 최근 주가 상승세가 둔화하며 왕좌를 내주게 됐다. 불과 1년 전인 2024년 3월까지만 해도 두 기업의 시총 격차는 50조 엔에 달했지만, AI가 주식시장을 지배하면서 격차는 순식간에 역전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SBG의 도약을 이끈 핵심 동력으로 ‘오픈AI’와 ‘ARM 홀딩스’를 꼽는다. SBG가 투자한 오픈AI는 기업가치만 160조 엔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향후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자산 가치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다. SBG 산하의 반도체 설계 대기업 ARM은 AI의 ‘추론’ 기능과 ‘에이전트형 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CPU 수요 급증으로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했다.

이번 지각변동은 개별 기업의 순위 변화를 넘어 일본 산업계 전반의 흐름을 상징한다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의 키옥시아,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 등 AI 밸류체인에 포함된 기업들의 시총이 급상승하며 제조업 중심에서 반도체·데이터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의 역전은 일본 시장이 AI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확실히 인정했다는 방증”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향후 AI 분야에 대한 보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