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카드 쓰고 월급은 저축?…"'증여세 폭탄' 맞는다" 경고

입력 2026-05-31 16:34
수정 2026-05-31 16:41

부모의 신용카드로 명품 가방을 구매하거나 해외여행 비용을 결제해도 증여세 과세를 피하지 못할 수 있다고 국세청이 지적했다. 부모가 성인 자녀에게 매달 100만~200만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보내는 것 역시 자녀가 이를 저축·투자하면 증여로 판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1일 국세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속·증여세 오해 그리고 진실' 자료를 발간했다. 유튜브와 SNS에 퍼진 잘못된 상속·증여세 정보를 바로잡기 위한 자료다.

이번 자료는 생활 속 상속·증여세 사례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국세청은 세법상 판단 기준도 함께 안내했다.

국세청은 최근 상속·증여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봤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고령화에 따른 자산 이전 확대도 배경으로 꼽았다.

문제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 실제 세법과 다른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이런 정보가 납세자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자료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잘못된 정보가 부모가 생활비 명목으로 자녀에게 돈을 보내는 경우에 대한 것이다. 일부 콘텐츠는 “가족끼리 송금할 때 ‘생활비’ 세 글자만 적으면 세무조사 면제”, “엄마카드 쓰고 월급은 전부 저축하기?” 등의 자극적 문구를 담고 있다.

하지만 가족 간 송금은 이체 메모만으로 비과세가 결정되지 않는다고 국세청 자료는 설명한다. 계좌 이체 메모에 ‘생활비’라고 적어도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법상 비과세 생활비는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자녀가 본인 소득으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여야 한다.

자녀가 직장에 다니는 등 경제 능력이 있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자녀가 부모에게서 매달 100만~200만원을 받아 저축이나 투자에 쓰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제적 능력이 있는 자녀가 부모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부모 카드로 명품 가방을 사거나 해외여행 경비를 결제하면 사회 통념상의 생활비 범위를 벗어나기에, 사실상 현금 증여처럼 취급될 수 있다.

자녀가 본인 소득 대비 지나치게 많이 소비하거나 고액 채무를 갚는 경우엔 국세청이 자녀의 자금 원천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부모 카드 사용 내역이 확인된다면 증여세와 가산세가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

국세청은 이번 자료 기획 과정에서 국민참여단 1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 다수는 상속·증여세 정보를 유튜브와 SNS에서 얻는다고 답했다. 정보 정확성을 확인할 팩트체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민이 세법을 보다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생활에서 생기는 세금 관련 궁금증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안내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