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내달 초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황 CEO는 방한 기간 중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AI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최근 로봇·에너지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급격히 확대 중인 두산그룹 경영진과도 회동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맞물려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홈 경기 시구자로 마운드에 나서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재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 및 ‘GTC 타이베이’ 일정을 마친 뒤 내달 5일경 방한할 예정이다.
황 CEO는 서울에 체류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삼성전자, 현대차, LG,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만찬을 겸한 ‘코리아 파트너 나잇’ 행사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계에서는 황 CEO가 방한 기간 중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박지원 부회장 등 두산 경영진과 별도의 긴밀한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두산과 엔비디아의 밀월 관계는 이미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작년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이 직접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AI 가속기 및 데이터센터 협력 기반을 다진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젠슨 황 CEO의 딸이자 엔비디아 글로벌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인 매디슨 황이 직접 분당 두산타워를 방문했다.
당시 매디슨 황은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 등 경영진과 만나 두산로보틱스의 국내 최대 규모 협동로봇 생산 라인과 연구 시설을 둘러보며, 양사 간 지능형 로봇 기술 협력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반의 지능형 로봇 플랫폼 개발 및 2028년 산업용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추진하는 등 ‘피지컬 AI(물리적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AI)’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전력 폭증에 대응해 차세대 에너지 솔루션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어, 황 CEO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사 간의 로봇·에너지 ‘AI 동맹’이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사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증명하듯, 황 CEO가 내달 5~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주말 3연전 중 한 경기에 시구자로 깜짝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평소 야구 애호가로 알려진 황 CEO는 지난 202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대만 유산의 날' 행사에서 두 차례 마운드에 오른 바 있다.
대만 프로야구(CPBL) 웨이취안 드래곤즈 경기에서도 시구를 진행해 야구장 5층 관람석까지 매진된 바 있다.
황 CEO가 시구 때마다 자신의 시그니처인 가죽 재킷 대신 엔비디아 창립 연도를 뜻하는 ‘93번’ 유니폼을 입고 팬 서비스를 보여준 만큼, 한국에서의 첫 시구 역시 국내 AI 파트너십을 강조하기 위한 상징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구단 측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측은 황 CEO의 시구 여부에 대해 “현재까지 시구와 관련해 구단 내부적으로 공식 전달받거나 확인된 내용은 없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황 CEO가 글로벌 파트너십을 다질 때 야구장 시구를 적극적인 소통 창구로 활용해 온 전례가 있다”며, “두산과의 피지컬 AI 협력을 대외적으로 선포하고 한국 시장과의 끈끈한 유대를 보여주기 위한 깜짝 이벤트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data/user/0/com.samsung.android.app.notes/files/clipdata/clipdata_bodytext_260531_074336_424.sdocx-->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