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중국의 역사적인 군사력 증강과 역내를 넘어 확장되는 군사 활동에 대한 정당한 우려가 있다”며 “중국을 포함한 어떤 국가도 아시아에서 패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등 누구도 패권적 행동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를 흔들 수 없다”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공약을 재확인했다.
또 동맹국들의 방위 책임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이 부유한 국가들의 방위를 보조하던 시대는 끝났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호국이 아니라 파트너”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까지 국방비를 확대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최근 국방비 증액 계획을 밝힌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이 보여준 실용주의와 리더십에 박수를 보낸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한국과 같은 동맹국이 군 작전 통제권을 보다 신속하게 주도하려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해 “태평양에서 미국 접근법의 중심은 제1도련선을 따라 상대의 접근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1도련선은 일본 열도와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말라카해협을 연결하는 전략선으로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견제하는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방어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지만, 향후 미국산 무기 판매 여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중국 견제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분담 확대와 안보 역할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