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지난 26일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와 시공사가 붕괴 전조 증상을 미리 파악하고도 즉시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관련 법령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서울시와 시공사의 보고가 즉시 이뤄지지 않아 고가차도 교량이 무너지기 불과 몇분 전까지 교량 하부를 통과하는 열차의 운행이 이어져 자칫하면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었다는 게 국토부 지적이다.
국토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참고자료를 배포하면서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작업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 철도안전법령 위반 등이 발견될 경우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고 원인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는 입장에 머물렀던 국토부가 서울시와 시공사에 법적 책임이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가 문제 삼은 것은 즉각 보고 의무의 위반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시공사는 지난 26일 사고가 발생하기 전 교량 철거 작업 중 교량 상부에 약 2.9㎝의 단차를 발견했다. 하지만 이를 국가철도공단이나 코레일에 즉시 알리지 않아 코레일은 사고 위험을 인지할 수 없었고, 이에 사고가 발생하기 수분 전까지 교량 하부 선로에 열차 운행이 이뤄졌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국토부는 "공사 중 발견된 약 2.9㎝의 교량 상부 단차는 '작업 신고인'인 서울시와 시공사가 즉시 국가철도공단 또는 코레일에 통보해 열차 운행정치 등을 수반했어야 하는 사안이지만 안전조치가 미이행됐다"며 "국토부는 철도안전법령 및 안전수칙 위반 여부를 철저히 규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또 지난 26일 사고 당시 수행된 작업(안전점검)은 작업주체가 코레일로부터 승인받은 내용(슬래브 전도방지)과 일부 상이한 정황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한 허위신고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경찰청, 고용노동부의 수사 및 조사에 병행해 철도안전법 위반 여부 및 허위신고 여부 조사를 통해 위법사항이 적발될 경우 일벌백계 차원에서 감사 및 수사의뢰 등 적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