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 업체인 중국 CATL이 자국 소비자를 상대로 마케팅에 나섰다. 자신이 구매한 차량 배터리가 CATL 제품인지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다. 중국 주요 자동차 업체를 영업이익에서 압도하고 있는 CATL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이달 자사 배터리 온라인 조회 서비스를 내놨다. 소비자가 차종을 입력하면 이 차량에 CATL 배터리가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어떤 배터리를 사용했는지’가 차량 구매 판단에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도록 해 고객사인 자동차 업체에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이달 초 베이징 모터쇼에서 기자와 만난 CATL 관계자는 “이제는 완성차 브랜드 단독으로 소비자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졌다”며 “배터리 공급사가 소비자 앞에 나서 차량 선택 기준을 설명해야 설득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CATL은 2023년부터 공항과 고속철도역 등에 대규모 광고를 집행하며 소비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강력한 CATL 입지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CATL 순이익은 722억위안(약 16조470억원)에 달했다. 이는 비야디(BYD) 지리차 상하이차 창청차 창안차 등 중국 5대 완성차 업체 순이익 합계와 거의 비슷한 규모다. 올 1분기 CATL 순이익은 207억위안으로, 앞선 5대 완성차 업체에 세레스와 체리차를 더한 7개 업체 순이익 합계를 넘어선다. 올 1분기 미국 테슬라 순이익과 비교하면 여섯 배 수준이다.
극심한 경쟁으로 중국 완성차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CATL을 비롯한 주요 소재 공급사가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