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반도체 보너스, 한국 물가와 주택 시장 압박" 경고

입력 2026-05-26 20:55
수정 2026-05-26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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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AI 기반 반도체붐에 따른 대규모 보너스 상승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및 주택 시장 압박 요인으로 전환될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됐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연동 보너스가 가계 유동성, 자산 가격, 임금 상승으로 연결되는 광범위한 거시 경제적 전파 경로로 진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업계의 기록적 영업 이익이 이제 기업 차원의 노동 문제를 벗어났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한국·대만 담당 경제학자인 권효성은 이 날 보고서를 통해 이것이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금융안정성과 인플레이션 위험을 모두 가중시킨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3분기에 매파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2027년 상반기까지 최소 100bp의 금리 인상 여지가 생겼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2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세후 현금 또는 매각 가능한 주식 보상액이 현재의 지급 구조를 기준으로 올해 4조 원에서 2028년에는 30조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삼성의 잠정 노사 합의안은 영업이익의 10.5%를 자사주 형태로 지급하는 성과급을 배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영업이익의 10%를 현금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 반도체 노동자들의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과 낮은 소비 성향을 고려할 때, 유동성의 상당 부분이 소비보다는 주식과 주택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용인, 동탄, 수원 등 이들 회사와 연관된 주택 시장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높아진 기대감과 대체 수요로 서울 아파트 가격에도 파급 효과가 나타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추세의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올해 초 대규모 보너스를 지급한 후 용인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가속화됐고, 이후 인근 동탄 지역으로 반등세가 확산됐다.

보고서는 내년 두 회사의 세후 보너스 총액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의 약 8%에 달하고, 2028년에는 5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영향은 다른 산업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다른 산업의 노동조합들이 유사한 이익 연동 보상 체계를 요구함에 따라 삼성과 SK하이닉스가 한국 기업 전반의 임금 협상에서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HD 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등 대기업의 노조는 이미 실적에 연동된 보너스 지급 규모 확대를 요구해 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카카오의 노동조합 역시 공식적인 이익 배분 제도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은 이미 고유가, 부동산 가격 상승, 지속적 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해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보상 모델이 널리 확산될 경우 한국은 임금 상승과 서비스 물가 상승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