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동결 해제 요구한 이란…"韓 사례 반복 말아야" 말한 까닭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5-26 20:14
수정 2026-05-26 20:21
카타르를 방문해 평화 협정을 협상 중인 이란이 240억달러(약 36조원) 규모의 동결 자산 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26일(현지시간) 협상팀에 가까운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동결 자산 해제가 협정의 핵심 내용에 포함되어야 하며, 미국과 협상 중인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면 즉각 120억달러(약 18조원)어치가 먼저 해제돼 이란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절반도 ‘60일 이내에 이전되어야 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카타르를 찾아 이같은 내용을 상의했다. 타스님통신은 갈리바프 의장의 방문이 이같은 이란의 요구를 이행하고 초기 120억 달러 접근 방법 및 장애물 해소에 관한 합의를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란 측은 특히 “한국 및 카타르에서의 이란 자산 해제 협상 경험을 고려하여, 이전과 같은 전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행 절차를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카타르에는 한국에서 3년 전에 송금된 60억달러를 포함해 이란의 동결자금이 주로 예치돼 있다. 당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던 한국은 대금 송금을 2019년 5월 중단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시 1기 정부에서 이란 핵합의(JCPOA)에서 탈퇴하고 대 이란 제재를 복원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자금은 초기에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동결돼 있었으나, 2023년 미국-이란 간 포로 교환 과정에서 카타르 상업은행 QNB의 이란중앙은행 계좌로 송금됐다. 미국의 감시 하에 식량이나 의약품 등 인도주의적 목적에만 쓸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고, 그마저도 한 달 만에 벌어진 가자지구 전쟁으로 다시 동결됐다.

카타르가 "양해각서 보증을 위한 자금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한다. 왜냐하면 도하에서 논의된 자산은 원래부터 이란 소유이며, 보증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이란은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철저한 검토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해당 자산의 반환을 추구하고 있다.

일부 외신은 카타르가 미국과의 협상을 보증하기 위해 120억달러를 이란에 제안했다고 보도했으나 카타르 외부므는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타스님통신에 “도하에서 논의되는 자금은 이란의 소유이며, 카타르가 보증하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카타르 협상은 전반적으로 좋았고 전체 협상 진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