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대답이 좀 됐으려나?"…결혼시장서도 핫하다

입력 2026-05-25 09:23
수정 2026-05-25 09:27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반도체 임직원들의 결혼정보회사 '배우자 지수' 및 '배우자 가치'가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결혼정보회사 '선우'는 삼성전자 직원의 배우자 지수를 기존 84점에서 87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사회경제적 능력·신체적 매력·가정 환경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해당 지수에서 3점 상승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로, 전통적 전문직인 변호사(90점) 등급에 준하는 수준이다.

선우 관계자는 "지수는 3점이 올랐지만 커플매니저들의 체감은 10점 이상 오른 느낌"이라며 "현실적 여건을 중시하는 결혼 적령 세대의 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아직 지수 조정 전이나 매칭 거절률이 줄고 성공률이 높아지는 등 마찬가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결혼정보회사 '가연' 관계자 역시 "회원들이 반도체 호황을 자주 언급한다"며 "연봉·성과급으로 안정적 삶을 빨리 꾸릴 수 있는 데다 AI(인공지능)에 대체될 위험도 적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 합의에 의해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는 연봉 1억원 기준 인당 6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며, 3년간 호황이 지속되면 직급에 따라 20억원∼30억원의 성과급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막대한 보상은 소수의 횡재를 넘어 단일 기업의 성과 체계가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재편하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당장 유동성이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는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사업장행 셔틀버스가 닿는 '셔세권'인 용인 수지, 수원 영통, 화성 동탄 등 경기 남부권과 송파·강남 등 서울 동남권의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특정 기업의 내부 성과 분배가 사회 전반의 불안과 박탈감으로 직결되면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좌절감을 표하는 글이 연일 올라오는 모양새다.

경찰청 게시판의 경우 삼성전자 노사 합의 이후 사흘간 관련 게시물이 20개가 넘게 게재됐다. 이용자들은 "10년을 일해도 1년 성과급조차 따라갈 수 없다", "백날 수사하고 밤새워 근무하고 시험공부 해서 계급 하나 올리면 남는 게 뭐냐"고 항변했다.

학계에서는 이를 인공지능 시대가 불러온 거대한 사회적 변화의 시작으로 분석했다. 신재용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엔비디아나 테슬라처럼 급격한 생산성 증대의 수혜를 특정 기업 임직원들이 예기치 않게 누리는 현상은 앞으로 꾸준히 제기될 문제라고 내다봤다. 신 교수는 "이런 막대한 이윤을 협력업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어떻게 배분할지가 시대적 고민이 됐다"고 부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