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강남서에 배당된 이번 사건은 서울경찰청에 재배치됐다. 당초 강남서에 배당했던 이번 사건은 서울경찰청에 재배치됐다.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는 22일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김순환 사무총장을 마포청사로 소환해 고발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정 회장과 손 전 대표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김 사무총장은 스타벅스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46주년 당일 '탱크 텀블러 시리즈'를 판매하면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홍보 문구를 사용한 점을 문제 삼았다. 5·18민주화운동 유가족과 광주시민의 명예를 훼손하고 이들을 모욕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취지다.
기존에 사건을 배당받은 강남서는 오는 29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서울청은 사건 재배당 뒤 고발인 조사 일정을 일주일 앞당겨 재배당 하루 만인 이날 김 사무총장을 불렀다.
수사가 진행 중인 스타벅스코리아의 모욕, 명예훼손, 5·18 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에 정 회장이 법적 책임을 져야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법조계는 정 회장이 실질적인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보고 있다.
우리 형법은 본인이 직접 범죄 행위를 하거나 이를 지시·공모한 경우에만 처벌하는 '개인 책임의 원칙'을 따른다.
이번 프로모션은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 실무진 수준에서 기획된 이벤트다. 그룹 총수인 정 회장이 이 문구 작성을 직접 지시했다거나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한, CEO라는 직책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하 직원의 행위에 대해 형사책임을 대신 지지는 않는다.
고발장에 적시된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 역시 법리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려는 명확한 의도(고의)'가 있어야 한다. 스타벅스 측은 상품명(탱크 텀블러)에서 착안한 마케팅이었다고 해명했으며, 정 회장은 논란 직후 당일 저녁 손정현 대표를 전격 경질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따라서 법원에서 이를 '의도적인 비방 목적'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피해자 특정의 문제도 있다.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성립한다. '광주시민 전체'나 '5·18 유공자 전체'와 같은 막연한 집단에 대한 모욕적 표현은 기존 판례상 집단표현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인정되기 어렵다.
현재 시행 중인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5조의2(위반 행위)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해 부인·비방·왜곡·날조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마케팅에 쓰인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는 과거의 아픈 역사를 연상시켜 대중적 공분과 불쾌감을 유발했으나, "5·18은 폭동이다"와 같이 구체적인 허위 사실을 가공해 유포한 행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현행법의 한계를 지적하며 처벌 대상을 확대하는 법 개정을 요구한 이유도 현행법만으로는 이번 사태를 형사처벌하기 어렵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번 사태는 역사적 감수성이 결여된 마케팅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도덕적·사회적 책임’의 영역에 가깝다. 정 회장이 직접 기획에 동조했다는 반전의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단순 관리·감독 부실만으로 그에게 형사적 처벌(징역형이나 벌금형 등)이 내려질 확률은 대단히 희박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