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 치고 올라오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2~3위에 머물렀는데, 최근에는 1위였던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3자 구도에서도 접전 양상을 보인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3위라는 여론조사만 나올 때만 해도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에게 단일화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기도 했지만, 현재 상황이 역전됐다.
박 후보가 단일화에는 연일 선 긋기에 나선 가운데, 3자 구도에서 기적적으로 승리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경기 화성을) 사례를 한 후보가 재연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북갑 여론조사에서 하·한 후보의 접전 구도가 포착된다. 채널A·리서치앤리서치 조사(17~19일 부산 북갑 유권자 500명 대상) 결과에선 한 후보 34.6%·하 후보 32.9%·박 후보는 20.5% 순이었다.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 조사(17~19일 부산 북갑 유권자 505명 대상)에선 하 후보 35%·한 후보 31%·박 후보 20%였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그가 3위라는 여론조사가 이어졌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반전된 상황이다. 당시 한 후보의 공격수로 불리는 장예찬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득표율 9.18%를 넘는지 지켜볼 테니 부디 완주하라"고 격려 아닌 격려를 했다.
이번 두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크게 세 가지다. 한 후보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40~5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에서 모두 타 후보보다 앞섰다는 것이다. 또 보수층도 박 후보보다 한 후보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선거의 풍향계라 할 수 있는 자영업과 가정주부 지지율이 타 후보보다 다소 높게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한 후보 캠프의 선거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 중 구포시장에 가장 가까운 곳에 캠프를 꾸려 지지자를 중심으로 인근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최근 어린 학생들과 유세 현장에서 어울리는 모습 등을 쇼츠(짧은 영상)로 올리며 일종의 '서동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최근 한 초등학생이 "아저씨, 무소속이라고 하면 좀 안 쪽팔려요?"라고 묻자 한 후보는 "무소속인데 어떻게 하겠냐. 안 쪽팔린다"고 웃으며 답한 영상이 바이럴 됐다.
심지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깝고 강성 지지층 논리를 적극 대변해온 서정욱 변호사도 최근 YTN라디오 뉴스명당에서 한 후보 캠프의 전략을 "좋은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는 '이준석 동탄모델 데자뷔' 가능성도 언급된다. 과거 이 대표는 선거 일주일 전만 해도 1위 후보에게 크게 뒤처진 2위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개표 결과 공영운 민주당 후보를 약 3%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친한계 핵심인 홍영림 전 여의도연구원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 북갑 여론조사 결과가 심각할 정도로 널뛰고 있다"며 과거 이 대표 동탄 사례를 거론했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 대표 출신이지만, 당내 계파 갈등 속에 국민의힘을 나왔다는 점에서도 이 대표와 유사하다. 동탄과 부산 북갑도 정당 일체감보다는 후보 인물론이 앞서는 곳으로도 평가된다.
상황이 다른 점은 선거 때 대통령 지지율이다. 이 대표가 당선된 2024년 총선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0%대, 부정 평가는 60%에 가까웠다. 사실상 윤 전 대통령과 등을 돌리며 나온 이 대표였기에 윤 전 대통령을 향한 큰 반감은 그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현재 이재명 대통령은 지지율이 6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명픽'이라 할 수 있는 하 후보의 지지율 하방 선이 제한적일 수 있는 이유다.
계파색이 적은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은 "(한 후보는 지지율이 더 올라가서) 40%로 치고 올라가면 진짜 대전환극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친한계에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 막판에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변수로 보고 있다. 친한계 신지호 전 의원은 최근 동아일보 유튜브에서 "부산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국민의힘 비토 정서보다는 장동혁 비토 정서가 세다"며 "국민의힘 비토 핵심 사유는 장 대표와 윤 어게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부채널A·리서치앤리서치,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 조사는 모두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