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문 열렸다” 한국 선박 전쟁 후 첫 탈출

입력 2026-05-20 16:52
미국·이란 전쟁 발환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여 있던 한국 선박 26척 중 한 척이 처음으로 해협을 통과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꽉 막혔던 해협의 문이 열리면서 안쪽에 대기중인 나머지 25척의 한국 선박들도 대양으로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지금 이 순간에 우리 유조선이 이란 측과 협의로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한국인 선원이 많은 배를 중심으로 양국 협의를 통해 선정됐으며 총 20명 이상이 탑승하고있다.

이번 통과가 성공하면 지난 2월 말 전쟁 개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첫 한국 선박이 된다.

현재 해협 내에는 지난 4일 비행체 공격으로 파손돼 수리 중인 ‘HMM 나무호’를 포함해 총 25척의 한국 선박이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주체로 추정되는 ‘나무호 피격 사건’을 외교적 압박 카드로 삼아 잔류 선박들의 조기 탈출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정보는 피격 사건과 선박 탈출을 연계해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는 기류다.

국제 수로의 자유 통항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여전히 위험 권역에 있는 선박들의 안정을 위해 이란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포석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 역시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나무호 공격을 선박 탈출 협상용으로 쓰는가’라는 의원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취지로 “저희는 처음부터 모든 선박이 자유로운 통행을 해야 한다, 이런 것은 협상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이번 첫 통과를 이란의 양보라기 보다 외교장관 특사 파견 등 지속적인 양국 관계 관리의 결실로 보고있다.

외교 당국자는 “추가로 모든 한국 배에 대해 자유로운 통항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이란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