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삼성전자 내부에서 노동조합 가입 여부가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작성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를 확대하고 나섰다.
20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지난 18일 삼성전자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추가로 집행했다.
이번 추가 압수수색은 지난 8일 감행된 1차 강제수사 이후 열흘 만에 이뤄진 것이다.
경찰은 이번 수색을 통해 사내 메신저를 비롯한 통신 관련 자료 등을 대거 확보했으며, 현재 압수물 분석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는 삼성전자 사측이 직접 수사를 의뢰하며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9일, 성명 불상자가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무단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가 담긴 '명단(블랙리스트)'을 작성한 의혹이 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일주일 뒤인 16일에는 특정 직원이 다른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무단 수집해 제3자에게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고소장을 냈다.
사측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8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내 관리 서버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사내 정보망에 이상 접속한 기록이 있는 IP(인터넷 주소) 4건을 확인하고 해당 IP를 사용한 인물들을 특정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개인정보 유출 및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수사는 삼성전자 노사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과 맞물려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협상은 정부의 사후 조정 절차를 거쳤음에도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 측은 오는 21일 전면적인 총파업 돌입을 선언한 상태여서 노사 간 긴장감은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