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 한정판 디올 가방, 파리 본사에서 수리한다더니…

입력 2026-05-20 08:21
수정 2026-05-20 08:22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디올의 한정판 가방 수리를 둘러싼 갈등이 법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재물손괴 및 사기 등 혐의로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 대표, 서울 강남의 백화점 디올 매장 관계자, 국내 모 수선 업체 관계자 등을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는 2016년 국내에 단 한 점만 들어왔다는 해당 가방을 700만원에 구매해 8년여간 사용했다. 이후 비즈 2~3개가 떨어지자 A씨는 2024년 12월 서울 강남의 모 백화점 디올 매장을 찾아 수리를 맡겼고, 수리를 접수한 직원은 A씨의 제품이 희귀 라인이라 프랑스 파리 본사로 가방을 보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수리는 1년이 지나도 완료되지 않았다. A씨가 올해 2월 24일 항의하자 매장 측은 '파리에서 곧 도착한다'는 취지로 답한 후, 다음 날 '수리가 끝났다'며 가방을 건넸다.

A씨의 가방이 국내에서 수리됐다는 사실은 A씨 딸이 우연히 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을 통해 파악됐다. 해당 영상은 3월 16일 국내의 한 사설 수선 업체 SNS 계정에 '디올 레이디백 떨어진 장식 수선'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는데, A씨의 가방과 동일한 디자인에 비즈를 부착하는 작업 과정이 담겼다.

A씨는 JTBC '사건반장'에서 영상 확인 후 "(디올) 직원이 처음엔 '파리 본사 수리가 맞다'고 했지만, 거듭된 문의 끝에 '프랑스 본사에서 비즈를 받아 국내 업체에서 수선했다'고 말을 바꿨다"며 "명품 브랜드가 거짓말을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SNS 영상에는 기존 비즈를 떼어 다른 위치에 붙이는 등 임의 수리 정황도 담겼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씨는 본사 수리 여부를 확인할 작업 지시서나 국제 배송 송장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올 측은 "직원이 잘못 안내했다"며 사과했고, 프랑스 본사로 보내 재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고소뿐 아니라 법률대리인을 통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디올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디올의 애프터서비스(A/S) 약관에 따르면 고객이 A/S를 요청할 시 전문가 검수 후 결함 여부를 확인하고, 이 결함이 보증 범위에 포함되는지, 그리고 수리가 가능한지, 수리에 필요한 예산과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고지해야 한다.

이후 고객의 동의를 받아 수리에 들어가야 하는데, 디올 매장 관계자는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판단해 가방을 프랑스 파리 본사로 보내 수리해 주겠다고 안내했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가 인정될 경우 디올에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